이명박 당선인이 첫 대통령실장(현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을 두고 막판 고민을 하고 있다. 최종 선택에 고심을 거듭하는 것이다.
이 당선인의 최종 결심이 남아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대통령실장에 이 당선인의 오랜 측근이자 정책 참모인 유우익 서울대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 핵심 측근은 24일 “유 교수와 당선인 비서실장인 임태희 의원이 7 대 3 정도의 비중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측근은 “유 교수와 임 의원 두 사람이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지만 두 사람 중에서라면 유 교수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유 교수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는 것이다.
임 의원 본인도 이날 전화통화에서 “나는 국회에 남아야 하지 않겠나. 이번에는 지역구 의원들은 국회 쪽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신은 총선 출마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밝힌 셈이다.
물론 막판 변화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당선인의 한 측근은 “이 당선인이 총리에 대해선 일부 코멘트가 있지만 대통령실장에 대해선 겉으로 얘기하지 않는다”며 “그야말로 당선인 마음 속에만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장으로 유력한 유 교수는 이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제정책연구원(GSI) 원장을 지낸 핵심 정책 브레인이다. 이 당선인의 신년회견 연설문 등 주요 연설문을 도맡아 썼고, 취임사도 책임지고 준비할 정도로 이 당선인의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사로 꼽힌다.
최근에는 새 정부 조각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 당선인의 뜻을 잘 알고 보좌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정치 경험이 없어 정무적 기능은 다소 약할 수 있다.
재선의 임 의원은 지난해 8월 한나라당 경선 이후 이 당선인의 후보 비서실장에 이어 당선인 비서실장까지 맡으면서 무난하게 일을 잘 소화해 왔다는 점이 높이 평가 받는다. 반면 이 당선인을 가까이서 보좌한 게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은 단점이 될 수 있다.
후순위이긴 하지만 대통령실장 후보로 정밀검증 대상이 되는 인사에는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과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인 맹형규 의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선인은 새 정부의 첫 총리와 대통령실장을 정밀검증이 끝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 내, 늦어도 내주 초께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 인선 발표는 정부조직 개편안 국회 처리 상황을 봐가며 할 방침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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