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저울질… 첫 총리와 내주초 확정
이명박 당선인이 첫 대통령실장(현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을 두고 막판 고민을 하고 있다. 유력 후보군을 두고 선뜻 최종 결정을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현재로선 대통령실장에 이 당선인의 오랜 측근이자 정책 참모인 유우익 서울대 교수가 우선 순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슷한 강도로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도 거론된다. 이 당선인 핵심 측근은 24일 “유 교수와 임 의원이 6 대 4 정도의 비중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측근은 “현재로선 유 교수와 임 의원이 5 대 5 정도라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라며 “다만 임 의원은 총선 출마 쪽에도 뜻이 있어 변수”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팽팽하게 경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당선인 한 측근은 또 “이 당선인이 총리에 대해선 일부 코멘트가 있지만 대통령실장에 대해선 겉으로 얘기하지 않는다”며 “그야말로 당선인 마음 속에만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각각 장ㆍ단점이 있다. 유 교수는 이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제정책연구원(GSI) 원장을 지낸 핵심 정책 브레인이다. 이 당선인의 신년회견 연설문 등 주요 연설문을 도맡아 썼고, 취임사도 책임지고 준비할 정도로 이 당선인의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사로 꼽힌다. 최근에는 새 정부 조각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 당선인의 뜻을 잘 알고 보좌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정치 경험이 없어 정무적 기능은 다소 약할 수 있다.
재선의 임 의원은 지난해 8월 한나라당 경선 이후 이 당선인의 후보 비서실장에 이어 당선인 비서실장까지 맡으면서 무난하게 일을 잘 소화해 왔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는다.
재무부 관료 출신으로 정책 실무 능력이 있고, 국회의원 출신이어서 정무적 역할도 같이 할 수 있다. 반면 이 당선인을 가까이서 보좌한 게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은 단점이 될 수 있다.
두 사람 외에 후순위이긴 하지만 대통령실장 후보로 정밀검증 대상이 되는 인사에는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과 원세훈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선인은 새 정부의 첫 총리와 대통령실장을 정밀검증이 끝나는 대로 내주 초께 확정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후보에는 한승수 유엔 기후변화 특사가 사실상 내정돼 정밀 검증에서 문제만 없으면 확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내각 인선 발표는 정부조직 개편안 국회 처리 상황을 봐가며 할 방침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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