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착륙땐 가공할 후유증" 냉가슴인플레이션 세계경제 확산 등 충격 소지마땅한 제어카드 없어 '잠복된 뇌관' 으로
24일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로 중국이 고성장, 고물가, 고금리 3고(高) 시대로 접어들었음이 확인되자 세계는 중국 경제의 연착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열 성장과 ‘동전의 양면’인 고성장,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하는 물가폭등, 미국 기준 금리보다 높아 핫머니 유입을 부채질하는 중국 금리 등 어느 것 하나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11.4% 성장했지만 이는 경기 과열이 빚어낸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폴 탕 홍콩 동아은행 경제분석가는 “지난해 하반기 미국 경제 냉각 등을 감안하면 중국 4분기 성장률 11.2%는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경기 과열은 지난해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24.8%에 달한 반면 공업생산액은 18,5% 증가에 그친 데서 확인된다. 생산 증가보다 투자 증가가 월등히 큰 것으로, 성장 동력이 약화할 경우 과잉 투자는 자칫 부실채권과 실업을 양산하는 것은 물론 고물가 저성장의 디플레이션까지 유발한다.
미국 경기 침체가 최소 1년 이상 지속돼 중국의 수출 급감이 이뤄질 경우 중국의 과잉 투자는 상당한 후유증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과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고물가이다. 왕칭 홍콩 모건스탠리 수석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최대 도전은 인플레이션”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6% 이상의 고공행진을 하는 소비자 물가는 최소 올해 1분기까지 6% 이상 상승할 것이다. 고물가 기조가 고착화한다면 건실한 성장은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세계의 공장’ 중국의 생산원가 증가로 인해 세계 경제는 중국발 인플레이션 충격을 맞이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소비자 물가는 중국 사회 안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체제 불안정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중국에서 물가폭등으로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고, 폭등하는 돼지고기 가격을 잡기 위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까지 나서 돼지 사육을 장려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 가운데 고물가와 과잉투자를 유발한 유동성(현금)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쓸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미국 금리(3.5%) 보다 높은 중국 금리(4.14%)로 인해 금리인상 카드도 여의치 않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이러한 상황에서도 내수 성장을 통해 경제가 건전하게 성장하고 있고, 침체기에 들어선 미국을 대신해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무난하게 수행하는 잠 등은 평가할만하다. 조나선 앤더슨 UBS AG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 경제는 10%, 2009년에는 9.5% 성장하면서 세계 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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