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심사위가 24일 어렵사리 구성되는 데까지는 이르렀지만 이후 최종 공천자 명단이 나오기까지는 넘고 건너야 할 산과 물이 많다.
공심위가 합의해야 할 우선 과제는 공천결과 발표 방식과 시기이다.일괄발표냐, 순차 발표 방식이냐는 이미 공심위가 구성되기 전부터 이명박 당선인측과 박근혜 전 대표측간에 논란이 돼온 사항이다.
이 당선인측은 2월말 3월초 일괄 발표 방식을 선호한다. 정부조직개편안 국회 처리와 각료 청문회 등으로 2월 국회가 비상 국면인 만큼 공천 결과는 정부 출범 이후에 일괄발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천에 탈락한 현역 의원의 국회 비협조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은 "일괄 발표는 반대파에 대한 대규모 숙청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공천도 인사인 만큼 순차적인 발표를 통한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논리도 편다. 따라서 단수후보가 가려지는 대로 순차적으로 발표할 것을 주장한다.
물갈이 폭과 방식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떤 기준으로 물갈이를 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공심위의 결정 사항이다. 실제로 공천에 돌입하면 교체지수 등 여론조사 결과가 공천의 중요한 기준이 되겠지만 과거 비리 연루 경력, 나이, 평판, 선수 등도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반대파에 대한 숙청의 의도를 담은 이현령 비현령(耳懸鈴鼻懸鈴)식 물갈이가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이 경우 공천 과정에서 또 다시 당내 분란이 재연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 당선인측과 박 전 대표측이 군말 없이 수긍하는 공정한 물갈이 기준을 안강민 위원장을 필두로 한 공심위가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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