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인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어렵사리 합의한 공천심사위원들의 면면이 관심을 모은다. 이들의 성향과 정치적 판단에 따라 공천 발표 시기와 방식, 물갈이 폭 등 잠복한 '뇌관'이 언제든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24일 확정한 공심위는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을 위원장으로 해서 당내ㆍ외 인사가 각각 5명씩 참여하게 됐다. 당내 인사로는 당연직인 강창희 인재영입위원장과 이방호 사무총장, 이종구 임해규 김애실 의원 등 5명이 포진했다.
외부인사는 17대 공심위원을 지낸 강혜련 이화여대 교수, 이은재 건국대 교수, 김영래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동대표, 양경민 금융노련위원장, 강정혜 서울시립대 교수 등 5명이다.
안강민 위원장의 경우 친이(親李)ㆍ친박(親朴)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는 중립인사로 꼽힌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때 검증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경선을 공정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내 인사의 경우 강창희 위원장은 친박, 이방호 총장과 김애실 임해규 의원은 친이 성향이고, 이종구 의원은 중립에 가깝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 계보의 절묘한 퍼즐짜기 성격이 짙다.
당초 친박 의원으로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됐던 임해규 의원은 친이 진영 내에서 목소리가 큰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몫이고, 이종구 의원은 사실상 강재섭 대표 사람으로 분류된다. 공심위 구성 과정에서 차기를 노리는 이들의 입김이 알게 모르게 녹아 들어간 셈이다.
외부 인사 가운데에선 강혜련 이화여대 교수와 강정혜 서울시립대 교수가 각각 확실한 친이, 친박 인사라는 데 이견이 없다. 다만 친이 진영에선 이은재 교수와 김영래 공동대표, 양경민 위원장 등 3명을 모두 중립인사로 분류한다. 전체적으로 '친이 대 친박 대 중립' 성향이 '4 대 2 대 5'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췄다는 것이다.
하지만 친박 진영은 이 당선인 지지를 선언했던 한국노총 출신의 양경민 위원장 등이 모두 친이 성향이라고 주장한다. '친이 대 친박 대 중립' 비율이 '7 대 2 대 2'이어서 절대 불리하지만 어쨌든 박 전 대표가 통 크게 결단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