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아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총리가 자국을 통과해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스 통관료 인상을 촉구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에너지 갈등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AP통신은 티모셴코 총리가 각료 회의 후 100㎞ 당 1.7달러를 받는 가스 통관료를 다른 국가 수준으로 대폭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고 24일 보도했다. 그러나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은 이를 빌미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는 가스 가격을 인상할 것을 우려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러시아는 유셴코 대통령이 친서방정책을 표방한 이후 2005년 1,000㎥ 당 50달러이던 가스 가격을 현재 180달러로 인상하며 가스를 무기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가스 소비량의 25%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어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가스 가격이 인상될 경우 국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유셴코 대통령이 지난해 총선에서 승리한 티모셴코 총리 측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는 물론 가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티모셴코 총리의 발언으로 자칫 러시아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악의 경우 2006년 1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가는 가스 공급을 중단시켰던 일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체코 등 유럽 국가들은 자국 가스 소비랑의 60~8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거쳐 수입하고 있어 자칫 양국 갈등으로 에너지 대란에 빠질 수 있다.
러시아도 티모셴코 총리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은 지난주 우크라이나에서 가스 수송을 담당하는 국영 가스회사 나프토가즈가 100㎞ 당 9.32달러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나프토가즈의 올레 두비나 신임 사장은 지난해 12월 티모셴코 총리가 임명한 인물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가스 통관료를 인상한다면 투르크메니스탄과 러시아를 거쳐 우크라이나로 수입되는 가스 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회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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