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올해 '매출 100조원, 수출 500억달러' 시대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LG는 23일 전자, 화학, 통신ㆍ서비스 등 3대 주력 사업과 차세대 성장사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총 10조7,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는 지난 해(7조7,000억원)에 비해 39%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LG는 특히 8세대 TFT-LCD 생산라인의 시설투자와 함께, 첨단 IT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연구ㆍ개발(R&D) 투자, 신재생 에너지와 트리플 플레이서비스(초고속인터넷ㆍ 인터넷전화ㆍ인터넷TV를 합한 것) 등 미래 신규사업에 공격적인 발걸음을 내디딜 방침이다. 이를 기반으로 매출과 수출에서 모두 사상 최대인 101조원과 526억달러를 각각 달성키로 했다.
LG의 이런 야심찬 행보는 지난해 LG전자, LG필립스LCD, LG화학 주력 '삼총사'의 활약을 토대로 매출 94조원을 달성한데 힘입은 것이다. 나아가 단순한 덩치 키우기를 넘어 주력사업의 시장 확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차세대 사업을 조기에 육성, 리딩 글로벌 플레이어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LG관계자는 "'매출 100조원, 수출 500억 달러'는 GSㆍLS그룹 등과의 계열분리 이전까지 포함해도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이며, 단순한 목표치가 아니라 실현 가능한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 집행될 총 시설투자비는 지난해(5조1,000억원) 대비 57% 급증한 8조원이다. LG필립스LCD가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50인치 이상 패널을 생산하는 파주 8세대 TFT-LCD 생산라인과 기존 공장 확장에 3조원이 들어간다.
화학 부문에선 2차전지, 편광판 등 정보전자소재 사업과 불임치료제, 인간성장 호르몬 등 전문의약품 생산라인 설비투자에 집중한다. 통신ㆍ서비스 분야에선 초고속인터넷ㆍ인터넷전화ㆍ방송이 결합된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기간망과 가입자망, 이동통신 부문의 무선네트워크 확충 등에 포커스를 둔다.
미래 준비를 위한 R&D 투자에는 2조7,000억원이 배정됐다. LCD TV, PDP TV 등 디스플레이 핵심 칩과 고화질 기술개발에 5억달러를 투입하고, 차세대 단말기 개발과 디지털방송 등 디스플레이 및 IT분야 전세계 기술표준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강화한다.
LG전자의 경우 휴대폰 등 디지털 가전과 에어컨을 기반으로 하는 에너지 솔루션 사업, 카인포테인먼트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기로 했다. 화학부문은 디스플레이, 에너지, 환경관련 신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미래시장을 주도할 당뇨ㆍ비만ㆍ치매 등 해피 드러그(Happy Drug) 개발도 추진한다.
정상국 LG 부사장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LCD 등 디스플레이 부문과 휴대폰, 정보전자소재 분야에서 성장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시설투자를 늘리게 됐다"며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홈네트워크,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등에도 역량을 집중해 '미래 먹거리'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