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일본 도쿄(東京) 한 전철 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고 숨진 고 이수현(당시 27세)씨를 기리는 한일 합작 재단이 탄생한다.
‘의인(義人) 이수현재단 설립위원회’(가칭)는 이씨의 7주기인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한일합동 추모식 및 의인 이수현재단 설립 발기식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재단 설립위에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이씨 사망 당시 일본 총리였던 모리 요시로(森喜郞) 한일의원연맹 회장,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一) 전 일본 총리 등 한일 양국 인사 5명이 공동 고문으로 참여한다.
재단 설립위 관계자는 “남을 위해 희생하는 정신이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며 “재단 설립을 통해 국가, 민족이란 울타리를 떠나 순수한 의로움을 보인 그의 정신을 전 세계적으로 기억하도록 하고 한일 우호의 가교 역할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이르면 올 상반기 중 발족하며 한일 ‘의인’ 발굴 사업, ‘의인상’ 수여, 의인기념관 건립 등 기념사업, 의인 및 유가족 지원 사업 등을 할 계획이다.
고려대 무역학과를 휴학하고 일본 도쿄 아라카와(荒川)구 아카몽카이(赤門會) 일본어 학교에 유학 중이던 이씨는 2001년 1월 25일 JR신오쿠보(新大久保)역에서 일본인 사진작가 세키네시로(關根史郞ㆍ사망 당시 47세)와 함께 선로에 추락한 여성을 구한 뒤 숨져 한일 양국에 인간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이씨의 첫 추도회에는 현 일본 총리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당시 관방장관 등 대부분의 각료가 참석해 고인의 뜻을 기렸다. 이후 양국에서 추모 음악회, 추모등반대회 등이 잇따라 열렸고 2004년께부터 재단 설립이 본격 논의됐다.
추모식에는 경기 이천시 냉동물류창고 화재 참사 때 위험을 무릅쓰고 인명을 구한 우즈베키스탄인 벡투르소노프 카이룰루씨도 참석해 감사패를 받는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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