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 앉아서 페이퍼만으로 정책을 만들면 안 된다.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살아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투자가 된다."
이명박 당선인은 1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간사단 회의에 참석, 이같이 지시했다. 표현은 완곡했지만 그동안 탁상행정 때문에 일부 정책에서 혼선을 빚은 인수위에 사실상 경고를 내린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많았다.
이 당선인은 그러면서 몇 년째 공단을 오가는 트럭의 통행을 방해해 온 '목포 대불공단 전봇대' 사례를 예로 들었다. 문제의 전봇대는 이틀 만에 모두 철거됐다.
인수위도 더 이상 따뜻한 구들장만 지고 앉아 있기가 민망했는지 22일부터 분과위별로 또 다른 전봇대를 찾아 현장 방문에 나섰다. 이날 부랴부랴 현장 방문을 간 분과위만 3개. '호떡집에 불 났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이동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부터 분과위별로 현장 방문을 시작한다"며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국정과제를 수립해야 한다는 이 당선인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통일안보분과위는 이날 오전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를 방문, 서해교전 전적비에 참배하고 전사자에 대한 해상 추모식을 가진 데 이어 장병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박진 간사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장병들이 목숨 바쳐 지킨 경계선"이라며 "숭고한 정신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국토방위, 해상수호에 국가가 나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국가경쟁력강화특위 내 투자유치태스크포스(TF)는 이날 TF 전문위원, 건설교통부 및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들로 실사단을 꾸려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예정 지역 내 외국인 투자기업을 방문했다.
이 지역은 신도시 지정으로 향후 5년 동안 공장증설 투자가 안될 뿐 아니라 공장이 신도시에 수용될 경우 공장 이전부지 마련도 쉽지 않은 곳이다. 볼보트럭코리아 등 17개 외국계 기업들은 신도시가 들어와도 공장을 그대로 두기를 희망하고 있다.
사회교육문화분과위도 이날 오후 인수위가 문화창작발전소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당인리 발전소를 방문, 현장 점검을 벌였다.
또 사회교육문화분과위는 장애아동 치료 전문병원인 서울시립어린이병원과 경기 광주의 중증장애인요양시설인 한사랑마을 등을 방문해 실태를 점검하고 복지사 등으로부터 건의사항을 들을 예정이다.
외교통일안보분과위 사회교육문화분과위 법무행정분과위는 조만간 공동으로 안산 반월공단을 들러 외국인 근로자들의 근무환경과 인권실태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경숙 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원들은 설 연휴 전 저소득층 노인들을 상대로 '밥퍼' 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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