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지역 중학생 수십 명이 대낮 길가에서 패싸움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싸움은 지난달 2일 S중 조모(16)군이 K중 김모(16)군 등 2명을 때린 게 발단이 됐다. 고교 입학시험을 치른 K중 학생들이 S중 인근 노래방으로 향하는 것을 발견한 조군이 “왜 남의 학교 근처에서 얼쩡대냐”며 폭력을 휘둘렀고, 이에 화가 난 김군 등이 “내일 정식으로 한판 붙자”며 물러서지 않았다.
3일 오후 4시께 조군 등 S중 학생 30여명과 K중 학생 20여명은 강남구 개포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마주했다. ‘싸움구경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몰려든 학생 10여명도 가세했다.
험악한 분위기가 감도는 순간, 한 학생이 주차금지 표지판을 길 바닥에 내동댕이치자 감정이 격해진 학생들이 순식간에 한데 뒤엉켜 주먹다짐을 벌였다. 인근 주민들의 신고로 싸움은 2, 3분 만에 끝났지만 일부 학생은 눈 부위가 찢어지고 2주간의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붙잡은 학생 외에 달아났던 학생들을 최근 차례로 불러 폭력가담 경위 등을 조사한 데 이어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로 집단 계도교육을 실시했다. 학생들도 학교로부터 사회봉사활동 등 자체 징계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괜한 시비가 폭력으로 이어졌지만 교내 폭력서클이 연계된 것은 아니다”며 “폭력을 휘두른 정도가 큰 5, 6명을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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