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에 커뮤니티 우후죽순… 친목 도모·정보 교환 대학가 신풍속도
지난해 대학 수시 합격증을 손에 쥔 08학번 예비 대학 새내기 K군. 그는 요즘 꿀맛 같은 겨울 방학도 반납한 채 입학할 대학의 학과 친구들이 모여서 만든 인터넷 카페 동아리 활동을 하느라 바쁘게 보내고 있다.
친구들로부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준비 위원단으로 위촉(?) 되는 바람에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다. 미니홈피와 메신저 등을 통해 학교 선배들과 돈독한 관계를 다지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과 중의 하나다.
신학기 캠퍼스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입학을 앞둔 새내기들 사이에서 인터넷을 통한 인맥 쌓기가 새로운 풍토로 자리잡고 있는 것. 과거 입학 전 오프라인(캠퍼스 내)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모습이 사이버 세계로 옮겨지는 양상이다.
특히 온라인 상에서 형성되고 있는 사이버 커뮤니티는 친목 도모는 물론이고 학내 동아리 동향, 기숙사 운영 방침, 셔틀버스 이용 방법, 하숙 정보 등 입학 초 새내기들이 알아두면 편리한 알짜배기 정보를 주고 받는 ‘공공의 장’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입학할 대학의 특성 등을 미리 파악할 수 있어 사이버 커뮤니티는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운영하는 미니홈피 서비스인 싸이월드에는 총 1,300개가 넘는 ‘08학번 클럽’이 활동 중이다. 포털 사이트인 다음(Daum)에는 730여 개의 대학별 또는 학부별 커뮤니티가 만들어져 있다.
네이버에도 90여 개의 카페가 08학번 새내기들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대학 선ㆍ후배들과 오프라인 모임을 가지면서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사이버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입학식 풍속도도 달라지고 있다. 처음 만나 어색하던 예전 입학 행사와 달리 신입생들이 직접 춤과 노래 등의 공연하는 식으로 다채롭게 꾸며진다.
입학 전 인터넷을 통해 학점을 미리 이수할 수 있도록 한 ‘학점 전 이수제’도 인기다.
한양대는 합격 후 등록을 마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점 인정강좌와 비학점 특강 강좌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사이버 강좌로 진행되기 때문에 전국 각지에 흩어진 대학 합격자들을 효율적으로 응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도 08학번들을 위해 인터넷 강좌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학교측도 새내기들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조기 수습하고 빨리 학업에 정진하는 풍토를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학점 전 이수제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이화여대 교육공학과에 수시 합격해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는 최혜민(19) 양은 “클럽 활동을 통해 선배들과 친분을 쌓고 미니홈피에서 서로 안부를 주고 받는 것은 물론 벌써 캠퍼스 커플이 된 친구들도 있다”며 “인터넷만 접속하면 친구도 사귀고, 대학 분위기도 파악하고, 수업도 들을 수 있어 일석삼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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