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상반기 증시 전망상반기 약세 지속, 하반기엔 작년말수준 회복 펀드자금 동향 주목… 내수株·가치株 중심 투자를
"외국인들이 지금보다 주식을 10조원 어치는 더 팔아치울 수 있다. 그래도 하반기엔 작년말 수준을 회복할 것이다."
세계적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22일 올해 한국증시는 미국의 경기침체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등 대외악재로 상반기까지 약세 장이 이어진 뒤 하반기부터 지난해 말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태섭 골드만삭스 한국지점 공동대표는 이날 열린 '상반기 증시전망'간담회에서"국내 증시의 하강 압력은 바닥을 확인했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될 때까지는 약세 장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대표는"이 같은 기조는 올 하반기에야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코스피(종합주가지수) 밸류에이션이 적정 수준보다 30% 가량 디스카운트(저평가)된 점을 고려할 경우 앞으로 3~4개월 동안 매수 시점을 조심스럽게 탐색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조언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상반기 코스피지수가 1,600선에서 저점을 형성한 뒤 하반기 회복될 경우 1,800~2,200선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급등했던 중국 관련주는 경기 둔화에 민감하고 가격부담이 큰 만큼 투자비중을 줄이고, 경기 방어주인 내수주나 가치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절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제안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일 이어지는 외국인 매도세와 관련, 거의 마무리 단계지만 추가로 10조원 규모의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임 대표는 "외국인 매도세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매도세가 더 이어질 경우 현재 31%의 외국인 비중이 29%로 낮아져 매도금액은 10조원이 넘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그는 외국인 대량 매도의 배경으로 국내 증시가 유동성이 높고 경기 민감주의 비중이 높아 미국 경기 불황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외국 헤지펀드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매도하는 시장으로 한국을 이용하고 있다"며 "장기투자 펀드들은 매도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헤지펀드의 집중적인 단기매도로 하강속도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펀드 런'(펀드대량환매사태) 우려에 대해 "지금부터는 펀드의 자금 유출입 동향을 주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펀드 수익률이 1~2년 기준으로 마이너스 15~20% 되면 자금 유출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현상황을 패닉 상황으로 생각하고 펀드투자전략을 이끌어간다면 이는 옳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구훈 한국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올 2ㆍ4분기와 3ㆍ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불황에 진입하겠으나 글로벌 경제의 동반 불황은 없을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수출시장이 다변화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활황으로 수출 호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 이후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가 빠른 속도로 진전될 경우 올해 시설투자는 7%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정책적 뒷받침이 시의 적절하게 이뤄진다면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5%대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원ㆍ달러 환율 예상치를 935원으로 제시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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