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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보다 빠른 자 없었다' 이규혁 세계선수권 2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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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보다 빠른 자 없었다' 이규혁 세계선수권 2연패

입력
2008.01.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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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혁(30ㆍ서울시청)과 제레미 워더스푼(32ㆍ캐나다). 세계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부문의 최강자들이 나란히 스타트 라인에 섰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인코스는 이규혁의 차지.

그러나 한바퀴를 돌 때 워더스푼이 이규혁을 따라잡았다. 이규혁은 당황하지 않았다. 원래부터 막판 400m를 승부처로 보고 전략을 세워놓은 그였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 막판 이규혁의 놀라운 스퍼트가 시작됐다. 1분08초82. 출전선수 가운데 최고 기록이였다. 이규혁은 두 주먹을 불끈 움켜 쥐었다. 4회 연속 출전한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본 적이 없는 ‘무관의 제왕’ 이규혁이 2년 연속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이규혁은 21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2007~08 스프린트세계선수권 마지막날 경기에서 총점 139.170점을 획득, 워더스푼(139.265점)을 제치고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기록이 곧 점수가 되기 때문에 총점이 낮을수록 순위에서는 앞선다.

이번 대회는 500m와 1,000m 레이스를 두차례씩 펼쳐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가리는 방식. 이규혁은 1차 레이스에서 69.910점을 얻어 워더스푼(69.545점)과 얀 보스(네덜란드ㆍ69.805점)에 이어 3위로 쳐졌다. 그러나 2차 레이스 500m에서 34초85의 호기록으로 중간선두에 나선 이규혁은 마지막 1,000m 경기에서 드라마와도 같은 역전극을 펼치며 정상에 우뚝 섰다.

스프린트세계선수권은 올림픽을 제외하고는 가장 규모가 큰 메이저대회. 이규혁은 이 대회를 2연패한 것은 물론 지난해 11월 월드컵 1차대회 1,000에서 이틀 연속 한국기록을 세우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2년 뒤에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성기라는 30대 초반(32세)에 돌입하는 이규혁. 그는 이 여세를 몰아 2년 후에 열리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올림픽 5회 연속 출전과 첫 메달의 숙원을 반드시 풀고야 말겠다는 각오다.

한편 문준(성남시청)은 500m(35초00)와 1,000m(1분09초20) 2차 레이스에서 각각 3위를 기록, 총점 140.080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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