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주가 대폭락을 가져온 2001년'9ㆍ11 사태'를 연상시킨 하루였다.
16일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유럽 등 전세계 증시는 합리적 전망이나 경제의 기본 토대마저 무시한 투자자들의 '투매'심리에 휩쓸리며 폭락장을 연출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부실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속 경기침체)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더해 여전히 부실 규모를 가늠키 어렵다는 점이 공포를 부추기고 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코스피)는 장중 1,600선까지 무너지며 1,578.37까지 추락했다가 전날보다 74.54포인트(4.43%) 떨어진 1,609.02에 마감됐다. 21, 22일 이틀간 하락폭만도 125포인트.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는 쏟아져 나오는 매도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올 들어 처음으로 프로그램 호가가 5분간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주식시장에서 흔히 말하는'심리적 저항선'은 이미 무색해졌다. "이미 정상적인 분석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투매 현상은 나라를 가리지 않고 있다. 21일 유럽 증시는 영국 FTSE지수가 1983년 지수 설정 이래 최대인 5.48% 폭락한 것을 비롯, 독일, 프랑스 모두 9ㆍ11사태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고 22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22일 인도 센섹스지수는 개장 직후 10% 넘는 폭락세에 허덕이며 거래가 일시정지됐으며, 일본 닛케이지수는 5.65% 떨어지며 역시 9ㆍ11 이후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홍콩 H지수도 11.97%나 떨어졌다. 미국증시는 개장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긴급 금리 인하라는 강력한 조치를 발표했는데도 불구하고 다우지수가 3.7% 급락하며 출발했다.
글로벌 증시의 장기불황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들어 전세계 80개 주요국 증시 중 프랑스, 멕시코, 이탈리아 등 38개국 증시가 약세장(베어마켓)으로 전환했다. 통상 12개월 동안의 낙폭이 20%을 웃돌 경우 약세장으로 인식되는데 지난해 11월 일본에 이어 중국도 이미 약세장에 들어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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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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