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징병 신체검사 때부터 신체등급을 판정하는 신장ㆍ체중 기준이 비만 정도를 알려주는 체질량지수(BMI)로 바뀐다. 이에 따라 종전 기준대로라면 3급 이상 현역 판정을 받을 입대예정자 수천 명이 4급 보충역 처분을 받고 공익근무를 하게 됐다.
국방부는 18일 이 같은 내용의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국민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쳐 2월14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신장과 체중의 적당한 조합으로 등급을 판정했지만 올해 징병검사 때부터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BMI 지수로 결정한다. 새 기준은 신장 161~195㎝의 경우 ▦4급은 BMI 17미만이거나 35이상 ▦3급은 30~34.9와 17.0~18.4 ▦2급은 25~29.9와 18.5~19.9 등이다.
신장을 3㎝ 구간으로 세분한 뒤 체중별로 등급을 매긴 기존의 방식과 비교할 때 새 기준은 4급 보충역 판정의 경우 체중 하한이 평균 10㎏이상 높아졌고 상한은 약 5㎏ 낮아졌다. 그만큼 보충역 판정 받기가 쉬워졌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최근 징병검사자 평균 신장인 174㎝의 경우, 지금까지 보충역 판정을 받으려면 체중이 38㎏ 이하이거나 113㎏ 이상이어야 했다. 하지만 새 기준으로는 51.5㎏ 미만이거나 106㎏ 이상이면 된다. 과거 신검의 신장ㆍ체중 통계를 볼 때 기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보충역 판정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매년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시력 판정 기준도 바뀌었다. 현재는 교정시력이 우안 0.4이상 0.7미만 또는 좌안 0.2이상 0.5미만이면 4급이었지만 올해부터는 한 눈의 시력이 0.6이하면 4급 판정을 받을 수 있다. 면제는 우안 0.4미만 또는 좌안 0.2미만에서 한눈의 시력이 0.1이하로 바뀐다.
항문에 힘을 줘 순간적으로 혈압을 높이는 방식으로 병역 면제를 받는 사람을 막기 위해 원인불명의 ‘본태성 고혈압’은 필요할 경우 추가로 낮 동안 12차례 이상 실시한 검사 평균치로 판정토록 했다. 수액돌출형 디스크 환자는 지금까지 수술을 받은 경우 대부분 4, 5급 판정을 받았지만 신경근 압박이 없는 경우 3급으로 기준이 강화됐다.
이밖에 녹내장, 안구함몰, 자반증, 미주신경성 실신, 염증성 장질환, 비장지대, 폐절제수술, 흉곽출구 증후군 등의 병증을 가진 사람이 보충역이나 면제에서 현역으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 뇌하수체 질환, 식도수술 등은 면제에서 보충역으로 판정이 강화됐다. 또 성전환자의 경우 앞으로는 나체 검사 대신 법원결정서나 각종 신체검사서, 방사선 소견서로 대체토록 했다.
김범수 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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