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과연 난파 위기에 처한 ‘현대호’의 구세주가 나타날 것인가.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18일 이사회가 끝난 후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3개 기업 가운데 2곳은 매우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단수 후보와 협상을 벌여왔던 지난해와 달리 일단 경쟁자가 있는 만큼 현대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다는 설명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지만 결국 나머지 7개 구단의 이해 관계를 어떻게 절충하느냐에 달렸다. 특히 신생 구단과 서울을 공동 연고지로 사용하게 될 LG와 두산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두 구단은 KT와의 협상 과정에서도 가장 크게 반발한 당사자다. 특히 KBO가 KT에 약속한 서울 입성 보상금 54억원 면제와 잠실 구장 공동 사용, 신인 2차 지명 1순위 보장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여기에다 현대가 지난해 KBO 야구발전기금을 담보로 차입한 131억원도 KT가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주장했다.
하 총장은 새로운 인수기업의 가입금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100억원대에 달하는 액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현대 부채 131억원과 서울 보상금 54억원을 합한 185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금액이다.
그렇다면 KBO는 앞으로 어떻게 서울 구단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하 총장은 “KBO가 인수 기업과 가입금 결정에 대한 전권을 위임 받았지만 다음 이사회에서 가입금을 어떻게 분배할지는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O가 밀실협상을 통해 일방적으로 가입금이나 창단 조건 등을 정했던 전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기존 서울 구단들도 한 발짝 물러 나는 모습을 보였다. 김영수 LG 사장은 “서울 입성 보상금 면제나 잠실 구장 공동사용, 선수 우선 선발권 등에 대한 불가 원칙은 그대로”라면서도 “그러나 현대 부채 131억원에 대해서는 기존 7개 구단들이 공동대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진 두산 사장도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올시즌 8개 구단으로 간다는 큰 틀에 동의했다”며 “서울 입성 보상금은 이미 7년 전에 끝난 얘기이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지만 131억원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새로운 구단의 가입금 분배는 서울 구단들의 체면을 살려주는 선에서 보상금을 지불한 후 나머지 금액으로는 131억원의 부족분을 메우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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