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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태안 주민 위한 특별공연/ "말러의 '거인'처럼 태안도 다시 일어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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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태안 주민 위한 특별공연/ "말러의 '거인'처럼 태안도 다시 일어서기를"

입력
2008.01.2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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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잘 쓰는 말 중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말이 있는데, 오늘은 태안 주민을 위해 특별히 해보겠습니다. 파이팅!”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무대 위에서 주먹을 힘차게 쥐었다. 2,500여명의 관객들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며 뜻을 모았다. 기름 유출 사고로 시름에 빠진 태안 주민을 위한 특별 콘서트가 20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직접 공연을 제안한 정명훈 감독을 비롯해 서울시향 단원 전체가 무료로 출연했고, 무대 점검을 위해 이달 초부터 문을 닫았던 예술의전당 음악당도 일정을 앞당겨 문을 열었다.

기름으로 뒤덮인 태안의 모습이 영상으로 상영된 뒤 포디엄에 오른 정 감독은 서울시향을 지휘해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을 연주했다.

강인한 의지와 끈질긴 생명력으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거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마치 모든 것을 폭발시키듯 강렬한 4악장 연주를 끝낸 뒤 정 감독은 이례적으로 관객석을 향해 입을 열었다. “연주는 늘 기쁜 마음으로 하지만 오늘은 특히 더 그랬습니다. 한쪽에서 너무나 슬픈 일이 일어났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갑자기 열린 연주회라 준비 기간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연주가 아주 잘 된 것도 그런 마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정 감독은 파이팅을 외친 뒤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1번을 앙코르곡으로 선사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중소기업중앙회의 협찬금 2억2,800여만원과 공연장에서 모인 성금이 진태구 태안군수에게 전달됐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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