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로부터 부당하게 집단폭행을 당한 한 시민이 숨지자 중국 네티즌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부당한 공권력을 뿌리뽑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중국 인터넷과 블로그에서는 지방행정기관 집행 단속원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해 숨진 웨이원화(魏文華ㆍ41)씨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건설회사 간부사원인 웨이는 7일 자동차를 타고 후베이(湖北)성 톈먼(天門)시를 지나가다 우연히 마을 주변에 쓰레기를 버리려는 것을 막으려는 주민들이 톈먼시 도시관리국(城市管理局) 직원들에게 구타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웨이는 차를 세우고 자신의 블로그에 이를 올릴 생각에 디지털 카메라로 구타 장면들을 담았다. 하지만 20여명의 도시관리국 직원들은 카메라를 빼앗은 뒤 웨이까지 집단 구타했다고 웨이는 병원으로 옮겨지다 사망했다.
사건의 전말이 중국 포털 시나닷컴을 통해 알려지자 해당 기사 뒤에는 8,000여건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네티즌들은 “웨이는 진정한 시민 저널리스트”, “야만의 얼굴을 한 공권력에 맞선 웨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시민”이라는 찬사를 보내며 그를 애도하고 있다. 파장이 커지자 중국 공안은 폭행에 가담한 24명을 체포하고, 텐먼시 당국도 유족들에게 공식 사죄했다.
네티즌들은 또 이번 일을 계기로 부당한 공권력 자체를 뿌리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네티즌은 “지방행정기관의 도시관리국은 마피아 보다 못된 놈들”이라고 말했다.
도시관리국은 법적 근거없이 위생, 환경, 도시계획 등 모든 행정 영역에서 집행 및 단속 권한을 행사하는 기구로 공안처럼 벌금을 물리거나 시민을 구타하는 등 갖은 탈법ㆍ불법 행위를 일삼아왔다. 중국 학계에서도 현행 도시관리국 체계는 불법적인 것이어서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사태에서 표출된 중국의 인터넷과 네티즌의 힘에 주목했다. CNN방송은 “몇 년 전만해도 이런 사건은 그대로 묻혔겠지만 경제 성장으로 인한 인터넷 보급과 블로거 확산으로 일반 시민들도 부당한 공권력에 당당히 제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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