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연일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주식시장이 크게 조정을 받을 때마다 시장의 관심은 펀드 대량 환매 가능성에 쏠린다. 미국 경제의 불안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다 보니 환매여부에 대한 문의도 많은 게 사실이다.
펀드는 장기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보다는 항상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 환매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투자계획을 무시한 채 일시적으로 수익률이 나빠졌다고 서둘러 환매하는 것은 손실을 키우는 투자법이다. 수익률이 가장 좋을 때 환매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불가능한 터라 쉽지 않다. 때문에 환매는 마켓타이밍이 아니라 투자자의 투자계획에 따른 자산 재배분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렇다면 환매를 고려할 때는 언제인가. 첫째, 펀드의 운용스타일이 변했을 경우 환매를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가 가입할 때 기대했던 운용 스타일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본인이 바라는 스타일로 갈아타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펀드에 가입했는데 이 운용사가 공격적인 스타일로 돌변했다면 자신의 투자성향이나 투자계획과 엇갈리게 된다. 이런 변화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경우일 때는 환매를 고려해야 한다.
둘째, 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저조할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환매를 고려해 봐야 한다. 동일한 유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보다 계속 좋지 않을 때는 운용사의 운용능력을 다시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또 운용사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좋은 펀드에 운용력을 집중하고, 수익률이 장기간 좋지 않은 펀드는 소홀히 관리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셋째, 목표 수익률을 달성한 것도 환매의 신호로 볼 수 있다. 예상했던 수익률을 달성하면 전액 또는 일부를 환매한 다음 자금을 재배분하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넷째, 주식시장의 전망에 따라 자산을 재분배해야 할 때다. 투자하고 있는 지역의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할 때에는 환매를 고려해 보고 대체 투자지역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에는 주변 사람들의 권유 보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자료를 꼼꼼히 분석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펀드시장이 크게 성장한 기간이 불과 3~4년 정도지만 투자자들도 많이 영리해졌다. 상품을 선택하는 능력들도 크게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주가지수가 하락할 때 저가매수 자금이 몰리고 있다.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매도 투자 전략의 일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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