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으로 인터넷 사용법을 가르치는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땅한 교재가 없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인터넷 사용법이다보니 인터넷 홈페이지에 직접 접속해 다루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데, 이를 시연할 마땅한 홈페이지가 없어 NHN의 어린이용 홈페이지인 주니어 네이버를 교재처럼 사용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사이트라고는 하지만 주니어 네이버가 사기업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인지라 각종 광고와 게임 등이 있습니다. 특히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일수록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배운 ‘주니어 네이버 사용법’을 활용해 집에서도 혼자 게임을 즐기기 일쑤입니다.
주니어 네이버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임 사이트를 아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게임을 즐긴다고 하니,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게임 사용법을 가르치는 셈입니다.
게임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게임에 빠져서 아이들이 부모와 대화를 줄이고, 책도 읽지 않고 밖에 나가 뛰어나가 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얼마 전 만난 학부모도 같은 걱정을 했습니다. 정보기술(IT) 강국을 자처하는 우리나라에서 초등학생들을 위한 인터넷 교육 사이트하나 없다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네이버라는 특정 사이트에 종속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됩니다. 아이들은 교육을 통해 친숙해진 사이트를 습관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모든 인터넷 사용을 네이버에서 시작해서 네이버로 끝맺는다면 다양한 정보 습득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현상은 국내 인터넷 발전을 위해서도 도움이 안됩니다.
안 만드는지, 못 만드는지 모르겠지만 정부 든 관련 기관이든 지금이라도 당장 아이들이 인터넷을 마음 놓고 인터넷을 배울 수 있는 건전한 교육용 사이트를 마련해야 합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