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인수ㆍ합병(M&A)과 민영화되는 공기업 인수를 적극 검토하겠다."
정몽규(46)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친시장적 분위기가 형성에 맞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특히 재벌 총수로선 이례적으로 직접 분양 설명회를 하는 등 '세일즈 경영'을 앞세워 그룹의 신(新)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정 회장은 1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 정부 들어 많은 공기업이 민영화될 것으로 보고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에너지, 물, 발전, 철도, 도로 관련 회사가 인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공기업 인수에 관심은 갖는 이유는 그룹 주력사업이 주택부문에 편중돼 있어 차세대 성장동력 찾기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9년 전 현대산업개발을 맡을 당시 건설비중이 100%였고, 그 중 주택비중이 90%를 넘을 정도로 사업이 편중됐었다"며 "앞으로 주택부문 비중을 60%까지 줄이고, 유통 등 비(非) 건설부문 매출을 전체의 40%까지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2006년 인수한 영창악기를 예로 들며 "5~10년 내 턴어라운드해 장기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보고 있다"고 M&A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장에 매물로 나올 쌍용건설과 현대건설 인수에 대해선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정 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적극 참여할 예정이고, 사업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채 5대 건설사가 단일 컨소시엄을 추진하는데 대해선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색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정 회장은 21일부터 부산 해운대구에서 분양하는 '해운대 아이파크' 사업설명도 직접 맡았다. 1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인데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미분양이 속출하자 직접 분양 지휘봉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거듭난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를 넘어 국내 최고의 주거단지로 손색이 없다.
미국 마이애미에서는 바다 조망보다 오히려 요트장 조망이 50%의 프리미엄이 있다. 해운대 아이파크는 주변 주택과 30~40년 차이가 날 것"이라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하며 세일즈에 신경을 썼다.
정 회장은 2001년 삼성동 아이파크가 고분양가 논란으로 미분양이 나자 지인들에게 내재가치를 설명하며 구입을 권유했고, 이후 국내 최고가 아파트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정 회장이 해운대 아이파크의 199개 평면과 인테리어를 일일이 체크할 정도로 관심이 대단하다"며 "회장이 이처럼 세심하게 챙긴 사업인 만큼 소비자들도 삼성동 아이파크만큼의 만족감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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