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앞바다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생태계 재앙이 현실화 했다.
16일 태안군과 지역 어민들에 따르면 기름유출 피해지역인 소원면 의항리 신노루 해안에 14일부터 죽은 갯가재가 떠밀려 오기 시작해 폐사한 갯가재가 수십만 마리에 이르고 있다. 갯가재는 새우와 비슷하고 머리 위에 낫 모양의 다리가 한 쌍 있는 절지동물로 바다 밑 모래흙에 서식하고 있다.
현지 어민들은 야생조류 어패류 갑각류에 이어 갯가재까지 집단 폐사한 것을 두고 ‘생태계 재앙의 시작’으로 우려하고 있다. 원북면 해안에도 고동 게,해초류들이 죽어가고 있다.
어민들은 홍합(담치), 미역, 다시마 등 부착생물의 객체수가 줄고 소라, 전복, 고동 등과 갑각류인 꽃게, 가재 등의 어종도 서식지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등 바다 아래까지 피해가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민 이모(50) 씨는 “기름 유출사고 이후 오염 해역을 피할 수 없는 생물과 이동성이 적고 바위틈 등에서 서식하는 망둥어류, 배두라치 등도 피해를 입었다”며 “바다 밑에는 많은 기름덩어리가 가라앉아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태안=이준호 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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