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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베끼기만 하다간 공멸 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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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베끼기만 하다간 공멸 뻔해요"

입력
2008.01.1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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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끼기가 위험수위에 도달했습니다. 서로 공멸하는 길인데 말이죠.”

김남철(38ㆍ사진) 예당온라인 대표이사는 15일 인터뷰에서 “언제부터인가 온라인 게임 시장에 ‘베끼기’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이젠 아예 광풍으로 바뀌었다”고 우려하며 국내 온라인 게임 업계에 대한 현주소를 이같이 진단했다.

이런 김 대표의 시각은 지난해 특정 장르에 여러 업체들이 몰려 경쟁적으로 신작들을 내놓았던 ‘쏠림 현상’을 염두해 두고 내린 평가다. 1인칭 슈팅게임(FPS)과 댄스게임 등에서 몇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자, 경쟁 업체들이 너도 나도 유사 게임들을 쏟아냈다. FPS와 댄스게임 분야에서만 나온 패러디 작품들이 각각 10여 편이나 된다.

‘바다이야기’ 사태가 완전히 가라앉지도 않은 상태에서 나온 베끼기 바람은 출혈경쟁을 불러 일으켰다. 게임업계가 불황의 늪으로 직행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수출도 잘 안 되는 마당에 한 분야에서만 10여종의 비슷한 게임이 국내 시장도 모자라 해외에서까지 나가 경쟁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말 그대로 제살깎기식 경쟁이죠.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당온라인은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지 않았다.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면서 독자노선을 추구했다. 이런 뚝심의 덕일까. 댄싱게임 ‘오디션’은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춤바람을 일으키며 대박을 터뜨렸다.

2년 연속 플러스 성장세도 확실시 되고 있다. 2005년 57억원에 머물렀던 매출액은 2006년에는 385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6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전망도 밝다. 4년 여에 걸쳐 100억원이 넘는 투자비를 쏟아 부으며 심혈을 기울인 대작 다중역할분담게임(MMORPG) ‘프리스톤테일 2’가 다음 달부터 사전공개 서비스에 들어간다.

하반기에 공개될 자체 개발 MMORPG인 ‘패온라인’에 대한 기대도 크다. 패온라인은 아마게돈과 남벌로 유명한 만화스토리 작가 야설록씨가 직접 총괄 감독을 맡았다. 대박을 터뜨린 오디션의 후속작 ‘오디션2’도 하반기쯤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미 70개 국에 진출해 있는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대만 일본 미국 등에는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지사를 세워 현지화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예당온라인은 최근 러시아를 비롯해 독립국가연합(CIS) 등 총 12개국에 비행 슈팅게임 ‘에이스온라인’ 수출 계약을 했다.

김 사장은 국내 개발진이 일본에서 초청된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함께 중국에서 개발 중인 캐주얼 게임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현재 중국 시정부로부터 무상지원 받은 현지 개발센터에서 머무르며 내년 상반기 여름방학에 맞춰 출시될 야심작을 준비하고 있다.

“이젠 국내 게임업계에도 거품을 빼야 합니다. ‘작지만 강한 기업’이란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때입니다. 그것만이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서의 옛 명성을 다시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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