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틀째 전방위 압수수색 "청소해도 먼지는 남아" 사적공간 압수물 관심… "승지원 허탕" 관측도데이터센터서 수뇌부 이메일 내역 확보 가능성
삼성에 대한 조준웅 특별검사팀의 파상적인 압수수색이 14일에 이어 15일에도 계속됐다. 특검팀이 수사 초반 강도 높은 압수수색에서 지난 3개월여 동안 치밀하게 수사에 대비해온 삼성의 '방패'를 뚫고 수사 단서를 확보할 지 주목된다.
이날 압수수색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이 회장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이다. 전날 특검팀은 이 회장의 집무실인 '승지원' 만 압수수색하고 자택은 제외시켰다. 이 때문에 이 회장 자택은 당분간 수사 선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 또 한번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실시되자 "승지원에서 소득이 없자 특검팀이 마지막 카드까지 꺼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택은 이 회장 일가의 '사적 공간'인 만큼, 이곳에서 어떤 압수물이 확보됐을지 주목되고 있다.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내 전략기획실은 압수수색의 상징성은 크지만, 수사에 유용한 단서는 건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 동안 '압수수색 1호' 장소로 꼽혀온 만큼 기밀서류, 컴퓨터 파일을 치우는 등 삼성의 대응도 철저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검사는 "청소를 아무리 깨끗이 해도 1%의 먼지는 남는 법이고, 그것이 수사 전체를 뒤바꾸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2003년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에 대비, 검찰 조사실과 똑같이 꾸며 대책회의를 했다는 삼성 본관 26층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 의지를 과시했다.
특검팀은 경기 과천ㆍ수원시의 삼성SDS e데이터 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삼성SDS e데이터센터는 삼성 전 계열사의 전산데이터가 모이는 곳이다.
이메일을 포함한 삼성 내부 인트라넷 자료 뿐만 아니라 회계자료 등도 모두 이곳에 저장돼 그룹 전체 상황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더욱이 전산 서버에 저장된 것은 쉽게 지울 수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 회장 등 삼성 수뇌부와 전략기획실 실무진들의 과거 수년간 이메일 내역을 확보한다면 의외의 소득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곳을 통해 비자금 조성 의혹이 있는 계열사의 내부 회계자료 등도 확보할 수 있다. 특검팀은 "e데이터 센터에서 정확히 어떤 전산자료를 압수수색 했는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압수수색으로 삼성 사령탑에 대한 압수수색은 일단락 됐다. 특검팀은 이후 이 사령탑의 지시로 비자금 조성을 실행한 삼성물산, 삼성SDI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또 비자금 사용처로 지목된 삼성가(家)의 해외미술품 구입에 관여한 서미갤러리, 국제갤러리 등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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