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한승 (신성건설) VS ● 홍민표 (영남일보)
<장면 1> 흔히 조한승을 가리켜 '2% 부족하다'고 말한다. 기풍이 너무 점잖다 보니 중요한 승부처에서 결정타를 날리지 못하고 조금 늦췄다가 결국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장면>
이 바둑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졌다. 백이 중반 무렵부터 계속 국면의 흐름을 주도해 나갔고 한때는 흑 대마를 잡아서 아예 바둑을 끝내 버릴 수 있는 찬스까지 있었지만, 조한승은 쉬운 길을 택했다가 끝내기에서 야금야금 추격을 당해 아쉽게 반 집을 지고 말았다.
상변 흑 대마가 불안한 상황이다. 홍민표가 흑1부터 5까지 두어서 백 두 점을 잡았지만 아직도 완전히 살아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여기서 백이 <참고도> 처럼 두어서 '무식하게' 잡으러 갔으면 흑 대마가 살기 어려웠다는 게 당시 검토실의 결론이었다. 참고도>
그러나 조한승은 이 부근을 잠시 들여다 보다가 점잖게 백12, 14로 두어서 끝내기 이득을 취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사실 <참고도> 가 그리 어려운 변화도 아니므로 조한승이 이를 모를 리 없지만 이 정도로도 백이 충분한 형세이므로 굳이 '살생'을 하지 않고 '자비'를 베푼 것이다. 참고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바둑을 역전패 당하고 보니, 한 방에 끝낼 수 있는 찬스를 놓친 게 너무나 아쉽다.
박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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