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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17대 종손 "베트남서 환경상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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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17대 종손 "베트남서 환경상 받았어요"

입력
2008.01.1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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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자원공사 베트남사무소장 정건영(35)씨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베트남의 환경상을 수상했다.

정 소장은 환경자원공사가 국제환경산업 협력과 국내 환경산업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2006년 처음 베트남 사무소를 열면서 초대 책임자로 임명됐다. 부임 23개월 만에 베트남 정부가 주는 상을 받은 정 소장은 “지난해 베트남 해상에서 폐유 유출사고가 일어났을 때 한국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 도와준 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정 소장의 현지 상황 설명과 도움 요청으로 환경부는 베트남에 무료로 해양오염 폐유샘플 분석을 지원했고 해양경찰청도 해양오염 방제를 직접 지원했다.

경북 구미 출신으로 2001년 환경자원공사에 입사한 정 소장이 베트남사무소를 맡게 된 데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인연’이라는 범상치 않은 이유가 작용했다. 나주 정(丁)씨로 다산의 17대 종손인 정 소장은 공사가 베트남에 사무소를 연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다산과 연관이 있는 베트남 근무를 자원했다.

정 소장이 베트남을 지원할 당시에는 ‘베트남의 국부(國父)인 호치민 주석이 생전에 다산의 목민심서에 심취해 책을 늘 머리맡에 두고 탐독했고 관속에도 넣었다’는 설(設)이 있어 호 주석과 다산의 관계를 확인하려는 관심이 증폭되고 있었다. 물론 호 주석이 목민심서를 유품으로 남기지는 않은 것으로 최근 확인됐지만, 국내외 양서를 탐독해 현실정치에 적용하고 중국에도 머물렀던 호 주석이 다산의 목민심서를 읽었을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종손인데다 18대 종손인 네 살 짜리 아들까지 두고 있는 정 소장은 “의료환경이 열악한 베트남에 가서는 안된다”는 집안 어른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호 주석과 다산의 인연을 들어 설득했다고 한다.

정 소장은 “한국인으로 처음 베트남에서 환경상을 받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환경상은 환경부와 해양경찰청이 받아야 할 상”이라고 겸손해 했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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