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금 외에도 선수 선발과 구장 사용 등 신생 구단 메리트 조건도 자꾸 변경
“내부적으로는 야구단 창단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많다”(KT 관계자).
당초 17일 이사회에서 프로야구단 창단을 최종 심의할 예정이었던 KT가 일정을 당겨 11일 긴급이사회를 연다. KT는 10일 오후 ‘지난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 이후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추측이 나돌고 있어 긴급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고 밝혔다. 남중수 사장을 비롯한 사내 이사 3명과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KT 이사회는 11일 야구단 창단 여부를 어떤 형태로든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운명이 KT 이사회의 결정에 달려 있는 것이다.
KT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야구단 창단과 관련해 애초 의도했던 바와 달리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어 조속히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고 긴급 이사회 개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사회에는 개인적인 일이 있는 1, 2분을 제외하고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결국 다수의 의견에 따라 야구단 창단 문제가 매듭지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지난 연말 내부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야구단 창단을 결정했다. 그런데 그 이후 단지 돈 문제를 떠나 신생 구단에 메리트를 주기로 했던 조건도 자꾸 바뀌고 있어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며 “긴급 이사회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예측이 쉽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야구단 창단이 어렵다는 생각이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생 구단에 대한 메리트는 신인 선수 선발과 구장 사용에 대한 부분이다.
KT는 KBO와의 협상 과정에서 현대가 최근 몇 년간 1차 지명권을 행사하지 못한 데 대한 보상으로 선수 선발에서 메리트를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2000년 쌍방울을 모태로 새롭게 창단한 SK는 2년 연속 2차 우선지명권 3장을 행사한 바 있다. 그러나 나머지 구단들은 ‘선수를 팔아 연명했던 쌍방울과 현대의 전력은 큰 차이가 있다’며 KT에 대한 특혜를 반대했다.
KBO는 또 KT에 서울 입성 후 당분간 목동 구장을 사용하고 2010년부터는 완공되는 고척동 하프돔 사용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역시 기존 서울 연고구단과 아마야구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고척동 하프돔은 서울시가 지난해 철거한 동대문 구장의 대체 구장으로 짓고 있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