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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규 前호서대 총장/ 95세에 '벤처' 강의하는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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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규 前호서대 총장/ 95세에 '벤처' 강의하는 교수님

입력
2008.01.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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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처럼 소중하고 행복한 곳은 없습니다.”

학문에 대한 95세 노 교수의 열정이 식을 줄 모른다. 지난해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의 총장을 마지막으로 일선에서 물러난 강석규 전 호서대 총장은 겨울 추위가 매서운 요즘도 강의 준비로 분주하다. 그는 국내 벤처산업 진단, 사이버 벤처기업 전망, 벤처기업가 정신 분석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도전정신과 벤처’라는 교양강좌를 지난 학기에 이어 3월 신학기에도 호서대에서 월 2회 진행한다.

“학점이 없는 강의인데도 지난 학기에는 200∼300명씩 강의실에 모였습니다. 그러니 강의 한번 하려면 열흘 이상 준비해야 했지요. 신학기에도 그럴 테니 지금부터 강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나이를 무색케 한다. 70대로 보일 만큼 건강한 그는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안경을 쓰지 않고 책을 읽는다. 50여년간 사용한 책상에 앉아 하루 2, 3시간씩 책을 보는 게 주요 일과다.

그의 교단 경력은 올해로 꼭 66년이다. 일생의 3분의 2 이상을 교육 현장에서 보낸 것이다. 이중 24년은 총장(호서대,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으로 지내 국내 최장 총장 재임기록도 갖고 있다.

충남 논산에서 빈농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독학으로 초ㆍ중등교사 자격증을 딴 뒤 24세에 초등학교 교사로 교육자의 길에 들어섰다.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34세에 서울대 공대에 입학했고 총학생회장까지 지냈다. 이후 충남대, 명지대 교수를 거쳐 서울 대성중ㆍ고교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육영사업에 나섰다.

충남대 교수 시절 알루미늄 공장을 운영, 대학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실험실습 기자재를 자체 조달하는 등 경영능력을 보이기도 했다.

저술 활동도 왕성했다. 60년 <최신 원자력개설> 을 펴낸 것을 시작으로 2005년 수상록 <생각을 바꿔라 희망이 보인다> 를 발간하기까지 23권의 책을 냈다.

총장이 된 것은 81년 호서대를 설립하면서다. 교수 시절 기술 하나만 믿고 세 번이나 공장을 차렸다가 자본 부족으로 문을 닫았던 아픈 경험이 있는 그는 호서대에 모든 것을 쏟았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해 대학교 안에 벤처기업단지 ‘호서밸리’를 조성했는데 현재 그곳에는 재직교수가 창업한 17개 기업과 학생이 창업한 기업 39개사가 입주해 있다. 2003년에는 벤처 경영과 벤처 금융, 유비쿼터스 건설, 퓨전 예술 등 이색학과 중심의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도 설립했다.

“적은 양의 잡곡밥과 김치, 야채, 생선 한 토막, 된장국을 먹으며 하루 4㎞ 정도 걷는다”고 건강 비결을 소개하는 그는 “교육만큼 보람차고 가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남은 여생도 도전정신과 꿈을 가진 인재양성에 바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안=글ㆍ사진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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