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의 허재 감독이 KBL 최고의 슈터로 꼽는 선수는 단연 추승균이다. 이유는 "추승균은 수비를 달고서도 흔들림 없는 슛 폼을 유지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 때문에 허 감독은 경기 막판 결정적인 순간에는 언제나 추승균을 이용한 패턴 플레이를 사용한다.
13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08 SK텔레콤 T 프로농구 전주 KCC와 서울 삼성의 시즌 4차전. 종료 5.2초를 남기고 허 감독은 또 다시 추승균을 찾았다. 80-81로 1점을 뒤진 상황. 허 감독은 작전타임을 부르고 추승균에게 더블스크린(2중으로 상대 수비를 차단해주는 작전)을 걸어주는 작전을 지시했다.
공격이 시작되자 예상대로 추승균에게 볼이 전달됐다. 추승균을 마크하던 삼성 이정석이 비틀거리며 추승균을 놓쳤고, 추승균은 드리블을 한 번 친 후 그대로 솟구쳐 올랐다. 그러나 앞에는 삼성 용병 빅터 토머스가 버티고 있었다. 블록슛에 걸릴 수도 있는 상황.
모두가 숨을 죽인 가운데 볼은 추승균의 손을 떠났다.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슛 폼이었다. 토머스의 손은 허공을 갈랐고, 볼은 림도 스치지 않은 채 깨끗이 그물을 갈랐다. 남은 시간은 2.1초, 스코어는 82-81 KCC의 리드였다.
추승균의 결승 역전슛으로 파죽의 7연승을 이어오던 삼성 벤치는 고개를 숙였다. 이날 생일을 맞은 추승균은 팀 승리를 이끌면서 최고의 자축 선물을 받았다.
추승균은 "볼이 손을 떠날 때 감이 좋았다. 마침 오늘이 생일이었는데 결정적인 슛으로 팀도 승리하게 돼 최고의 생일이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KCC는 지난 11일 꼴찌 오리온스에게 발목을 잡힌 충격을 딛고 귀중한 1승을 추가하며 2위 안양 KT& G와의 승차를 1경기로 줄였다.
한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레지 오코사와 강대협이 내외곽에서 각각 20점을 기록한 선두 원주 동부가 서울 SK를 71-69로 꺾고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부산 KTF는 대구 오리온스를 78-59로 눌렀고, 인천 전자랜드는 울산 모비스를 4연패의 늪에 빠트리며 74-66 승리를 거뒀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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