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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고려대 등 주요사립대 정시 논술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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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고려대 등 주요사립대 정시 논술 실시

입력
2008.01.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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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와 고려대, 한양대, 경희대 등 주요 사립대가 10일 일제히 치른 2008학년도 정시모집 논술고사는 대체로 평이한 수준이었으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대학의 경우 제시문에 생소한 용어가 많고 논점을 섞어 논리를 전개하는 방식이 도입되는 등 난이도가 꽤 높아 논술 점수가 당락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전망이다.

연세대 인문계열은 영국의 사회학자 안소니 스미스의 <민족 정체성> 일부를 발췌한 지문 등 4개의 제시문을 제시한 뒤 정치적 이념과 계급적 이해 관계가 민족의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고 현재 한국 사회에서 민족 정체성의 형성을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또 자신이 한국 국민임이 자랑스러운지 여부와 미국 북한 일본 중국 중에서 가장 가깝게 생각하는 나라를 조사한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민족의 개념과 민족 의식을 연결시켜 해석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도 출제됐다.

자연계열은 수학과 물리-지구과학, 화학-생물 등 3개의 영역에서 각각 문제가 출제됐다. 특히 수학 영역에서는 충남 태안군 앞바다 원유 유출 사고와 유사한 ‘해양 원유 유출 사고’의 가상 모델을 제시한 뒤 기름이 해안가에 도착할 시간과 유출 기름의 총량 등을 예측하라는 문제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동노(사회학과 교수) 출제위원장은 “고교 교과과정을 충실히 반영한 데다 모의고사 유형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출제해 수험생 입장에서는 크게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며 “학원에서 배운 모범답안이나 양비양시론의 유형보다는 자신의 뚜렷한 견해를 독창적으로 제시한 답안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출제경향에 대해 “수능시험의 한계를 보완하고, 종합적ㆍ통합적 사고를 평가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인문계는 ‘신뢰의 유형과 발전’이라는 주제 아래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신뢰> , 최승호 시인의 시 ‘권투왕 마빈 해글러’ 등 4개의 제시문을 제시한 뒤 각각의 논제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전개하도록 문제를 출제했다.

자연계는 과학 교과와 수리 분야의 통합 교과형으로 출제됐고, 제시문으로는 화석연료가 일상생활에 쓰이는 사례, 태안 원유유출 사고와 해양 오염의 관계, ABO식과 Rh식 혈액형의 수혈방식 등 8개가 주어졌다.

황현산(불어불문학과 교수) 출제위원장은 난이도와 관련, “2007학년도 논술보다 통합의 정도를 낮춰 보다 쉽게 풀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제시문과 논제는 평이하지만 논리 전개 과정에서 세부적인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양대는 인문계 논술에서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 에서 드러나는 사회구성원 간 갈등과 이를 극복할 방안,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 에서 발췌한 제시문과 1960년대와 2000년대의 문화 소비 통계를 제시한 뒤 부르디외의 견해를 세계화와 개인주의 차원에서 비판하라는 문제 등 총 3문항이 출제됐다.

강신창 유웨이중앙교육 논술팀장은 “평이한 수준이었지만 나름대로 변별력을 확보하려고 대학들이 고심한 것 같다”며 “고려대의 신뢰, 연세대의 민족성, 한양대의 수도권 집중 등은 수험생들이 일상 생활에서 평소 느낄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이현정기자 agadde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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