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원로 정의채(83) 몬시뇰이 12일 “근래 인수위의 행태와 발상은 미숙하기 짝이 없는 면도 많고, 일부 인사는 공명심에 사로잡혀 분수를 모르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정 몬시뇰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이번 압승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인만큼 이 당선자나 그 측근들은 자만에 빠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위를 겨냥해 “기초적인 논리조차도 모르는 이들이 큰 권력을 쥐고 있지 않나 걱정스럽다”며 “한 예가 정부조직을 줄이되 공무원 수는 그대로 두겠다는데, 노무현 정권의 가장 큰 실정이 공무원을 대폭 늘린 코드인사인 만큼 이걸 놔두고 어떻게 개혁하겠다는 건지 납득이 안된다”고 공격했다.
정 몬시뇰은 한반도대운하 사업 계획에 대해 “세계적으로 뛰어난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토목공사보단 첨단 분야에 많이 쏠릴 것”이라며 “인류 문화가 자원복원을 요구하고 있는 시점에서 나라를 파헤치기만 해서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청계천 복원을 놓고도 “문화적, 미적 정서를 충족시켜 줄 것이란 기대에 상당히 못 미쳤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내 공천 갈등과 관련해선 “취임도 하기 전에 당 내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데 사회통합, 국민화합인들 잘 되겠냐”며 “이 당선자는 (공천 문제에 대해) 국민 다수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희생과 화합을 이뤄달라”고 말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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