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WTF)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권력 싸움일까, 아니면 그동안 감춰진 뒷돈 거래가 드러난 걸까?
양진석 WTF 사무총장이 지난해 9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낫 인드라파나(태국) 부총재에게 1만 달러를 건넨 혐의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윤리위원회 청문회에 소환됐다. 인드라파나는 IOC 위원이자 WTF 부총재로 지난해부터 사사건건 조정원 WTF 총재와 대립각을 세운 인물. 따라서 이번 사건을 조정원 총재와 인드라파나 부총재의 권력다툼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양진석 사무총장은 오는 17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청문회에 참석한다고 9일 밝혔다. 독일의 온라인 뉴스매체 <스포르트 인테른> 은 8일 “인드라파나 부총재가 ‘검은 뒷돈은 필요 없다’고 말하면서 화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양 사무총장은 “스포르트 인테른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태권도를 흔들려는 시도다”고 말했다. 스포르트>
WTF 관계자는 “인드라파나가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말하자 양 사무총장이 소액을 건넨 건 사실이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지갑은 물론 가방까지 통째로 분실했다는 말에 인정을 베푼 건데 저쪽이 이런 식으로 나올 줄 몰랐다며 혀까지 찼다. 양 사무총장은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결백을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양 사무총장이 거액의 뒷돈을 건넨 게 사실이라면 WTF의 개혁운동은 물론이고 IOC 위원에 도전하는 조정원 총재까지 곤경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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