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9일 이스라엘에 도착, 7박 8일간의 7개국 중동 순방을 시작했다. 취임 후 첫 이스라엘 방문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협상 진전을 위한 발걸음이다.
이라크 상황 악화로 고전해온 부시 대통령이 마지막 업적을 남기기 위해 지난해 11월 미국 애나폴리스에서 중동평화회담을 출범시키는 등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관측이다.
전용기편으로 이스라엘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한 부시 대통령은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 등의 영접을 받은 뒤 "성지인 이곳에서 평화의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3일 동안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및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별도의 회동을 갖고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역도 둘러본다.
부시 대통령 방문에 맞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도 평화 협상을 재개키로 했지만, 국경선 문제를 비롯해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과 동예루살렘 반환 등 난제들이 수두룩해 이번 방문을 통해 결정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부시 대통령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등도 방문해 이란의 위협에 맞선 공동 대응방안도 모색한다. 출발 전부터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과 미군 함정간 시비가 붙어 순방 기간 동안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중동 지역의 반미 감정이 예사롭지 않아 부시 대통령의 보안 문제도 관심거리다. 미국인 알 카에다로 알려진 애덤 가단이 6일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부시는 꽃과 환호가 아니라 폭탄으로 환영을 받아야 한다"고 밝혀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전용기와 전용 헬리콥터는 물론, 방탄 리무진 20대와 보안요원 400여명, 폭탄물 탐지견 15마리 등을 대동했고 이스라엘측도 경찰 1만여명과 국경수비대를 동원, 부시 대통령 경호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이날 밤부터 12일까지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간의 통행을 전면 금지해 서안 지역을 봉쇄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