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昌당 가시화에 충청권 의원 동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자유신당 창당 움직임이 대통합민주신당 내 충청권 의원들을 흔들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확인된 이 전 총재의 충청권 영향력이 가장 큰 요인. 또 탈당을 고민하는 의원들의 성향도 보수적인 자유신당 노선과 일치해 탈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충북 청주 흥덕갑 오제세 의원은 9일 "충청권 표심을 놓고 과연 신당을 계속해야 할지, 지지가 더 높게 나오는 이회창 당을 따라야 할지 고심 중"이라며 신당 탈당 후 자유신당 합류 의사를 강하게 시사했다. 자유신당도 "한나라당과 신당에서 40명 이상의 현역 의원이 합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 의원 외에도 충북의 변재일(청원) 이시종(충주) 의원, 충남 박상돈(천안을) 의원 등의 탈당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부분 공직자 출신으로 지난해 말 이라크 파병 연장안 투표에서도 당론을 어기고 찬성표를 던지는 등 보수 경향 목소리를 높여왔다.
신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17대 총선에서 충북 지역구 8곳에서 모두 승리하는 등 충청권에서 압승했다. 그러나 지금은 지지율 하락으로 충북 보은ㆍ옥천ㆍ영동 지역구의 이용희 국회 부의장을 제외하고는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역 의원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한화갑 '親盧배제 신당론' 변수 부상
대선 패배 이후 대통합민주신당의 내홍이 깊어지면서 이를 틈타 '제3지대 신당을 통한 정통야당 재편론'이 솔솔 피어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공식화한 쪽은 연말 사면복권으로 족쇄가 풀린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다. 한 전 대표는 8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자신과 가까운 신당 및 민주당 원외위원장 40여명과 만찬을 갖는 등 본격적인 정치 활동에 나섰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인사는 "민심은 신당을 여전히 열린우리당의 후신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친노(親盧) 진영을 빼고 신당 민주당 창조한국당 등을 모두 아울러 새 중도정당을 건설하자는 결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신당 내에선 대표 경선을 주장했던 정대철 고문과 김한길 의원 그룹, 추미애 전 의원 등 비노(非盧) 진영이 동조할 개연성이 있다. 정 고문은 9일 성명서를 통해 "당대표를 선출할 10일 중앙위원회에 불참할 방침"이라며 "민주당 및 정체성이 유사한 동류 정당과 다시 대통합을 이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경우 박상천 대표의 2선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신민주포럼이 연결고리로 부상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신민주포럼은 조순형 의원을 모임 대표로 추대할 계획이며 11일 발기대회를 열고 세력화에 나선다.
범여권에선 제3지대 신당 구상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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