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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KBO "네탓!"… 백지화 책임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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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KBO "네탓!"… 백지화 책임 진실게임

입력
2008.01.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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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말 바꾸기 신뢰 떨어져" vs "무리한 요구만…" 진흙탕 싸움

야구단 창단 백지화 책임을 놓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KT가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한쪽은 당초 약속 받은 조건이 바뀌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가입금 문제 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고 맞서고 있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는 셈이다.

KT는 11일 창단 백지화를 발표하면서 “KBO가 지난 8일 이사회 이후 발표에서 선수 우선 선발권 등 KT와의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금액 문제만 부각시키는 등 KBO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이에 대해 KBO는 “KT가 실무협상 과정에서 신생 구단에 대한 메리트를 요구했고, 우리도 어느 정도 선에서 받아들기로 했다. 그러나 KT의 주장 대로 이후 협상 과정에서 처음 약속과 다른 얘기를 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다”고 반박했다. 또 KT는 지난 8일 KBO 이사회에서 선수 선발과 잠실 구장 공동사용 문제가 다뤄지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한 반면 KBO는 다른 구단들의 반대가 심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차기 이사회로 연기했다는 주장이다.

KT는 창단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력보강을 위해 몇 가지 방안을 만들었다. KT는 KBO와의 실무협상에 앞서 현대 구단에 자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지난 2000년 SK가 쌍방울을 모태로 창단할 당시 KBO로부터 얻어냈던 혜택을 기준으로 삼으면서 추가적인 메리트를 이끌어내려 했던 심산이었다.

이에 대해 현대는 “2001년 SK처럼 2차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 3장을 갖는 정도 이외에 현실적으로 다른 전력보강 방법은 마땅치 않다. 현대는 쌍방울과 달리 선수를 팔지 않았기 때문에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와 KBO의 신뢰에 대한 ‘척도’도 문제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KT는 “자꾸 태도를 바꾸는 KBO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해 창단 백지화를 결정한 것이 단지 돈 문제만이 아니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KBO 하일성 사무총장은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됐고, 상호 신뢰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신뢰에 금이 갔다는 KT, 협상 과정에서 믿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KBO. 야구단 창단 무산의 책임을 놓고 양측이 소모적인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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