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유니콘스 간판을 꼭 내려야만 할까. 회생의 여지는 전혀 없는 걸까. 해법이 있다면 어디서 찾아야 할까.
KT의 야구단 창단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극적인 현대의 회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현대 관계자는 10일 “정몽구 현대ㆍKIA자동차 회장과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은 지금이라도 야구단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만 마음을 돌린다면 굳이 간판을 내리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KT는 지난달 27일 야구단 창단을 발표했으나, 나머지 7개 구단이 ‘60억원에 서울 입성’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의견을 모으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T는 10일에도 “11일 긴급 이사회에서 결정되겠지만 60억원에서 가입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KT 이사회 결과를 지켜본 뒤 이사회를 열어 최종 결정하겠다는 생각이지만 돌아가는 상황이 여의치는 않다.
2006년을 기준으로 현대 야구단의 운영비(연간 약 180억원)는 현대자동차 그룹 75억원(현대차 50억원, 현대제철 10억원, 현대모비스 10억원, 현대하이스코 5억원), 현대해상화재보험 40억원(광고비 명목)에서 지원을 받았다. 나머지 65억원은 현대그룹(약 40억원)의 지원과 입장수입(7억~8억원), 현대오토넷,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현대증권 등 계열사에서 충당했다.
현대 관계자는 “사실 지난해에도 정몽구 회장과 정몽윤 회장은 야구단 지원을 계속할 방침이었다. 그렇지만 현 회장이 그룹 사정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는 바람에 두 정 회장의 지원마저 이끌어낼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KBO 신상우 총재도 지난달 27일 KT 창단 추진 관련 기자회견에서 “올해 두 차례 현 회장을 만났고, 두 번째 만남에서는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지만 지원을 끌어내지는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KBO에서 131억원을 차용해 야구단을 운영한 현대는 오는 20일까지 새로운 인수자를 구하거나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공중분해 수순을 밟게 된다. KBO는 지난달 26일 규약에 따라 응급조치를 발동했으며, 오는 20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있다. 이날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면 선수들은 자유계약선수로 풀려 나머지 7개 구단에 팔리게 되고, 구단은 해체된다.
KBO도 현대의 극적인 회생방법이 있다면 적극 반긴다는 방침이다. KBO는 131억원의 상환 방법도 얼마든지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자세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그룹에서 다시 야구단에 지원한다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지금으로서는 ‘된다’, ‘안 된다’ 잘라서 말하기 어렵다”며 원론적인 방침만을 확인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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