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선진화위원회를 만들어서 금융계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운하 프로젝트에 국내 금융회사가 주관사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9일 금융인 초청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간담회의 화두는‘동북아 금융허브’를 육성하기 위한 실천적인 방안이었다. 금융계 최고경영자(CEO)들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새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고, 이 당선인은“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달라”고 주문했다.
금융인들이 정부에 바라는 1순위는 역시 규제 완화. 이 당선인과 대학 동창인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금융 전업주의 체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제안했다.
김 회장은 “한 금융회사가 은행이나 보험, 증권 등 하나의 금융사업만을 영위할 수 있는 전업주의는 세계적인 추세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고객 중심 경영을 위해서는 한 금융회사에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야 한다”며 “굳이 법을 바꾸지 않고도 감독기관의 해석을 통해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산업의 모든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위한 금융선진화위원회의 설치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 당선인도“정부가 할 일은 규제를 푸는 등 금융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법을 바꿀 것은 바꾸고 규제를 없앨 것은 없애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금융그룹 육성 필요성도 제기됐다.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은 “호주의 맥쿼리은행이 항만 도로 등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세계적 그룹으로 성장한 사례가 있다”며 “대형 금융그룹은 글로벌 시대에 국익을 지키는 보루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대운하 프로젝트 등 대형 국책산업에 국내 금융회사가 국제 자본을 조달하는 주간사로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의 공약 사항인 저(低)신용자 신용회복 지원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황영기 인수위 자문위원은“각 은행들이 공동 노력을 통해 신용 회복지원을 하는데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향후 증시 전망과 관련,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은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 장기 투자를 하면 괜찮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 ▦해외 진출 및 외자 유치 지원 ▦고급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고 갔다.
한편 당초 초청 명단에 있었던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 대신 박해춘 우리은행장이 초청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국책은행장이나 정부 출신 CEO를 배제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