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등 하러 한국에 온 건 아니다.”
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롯데의 제리 로이스터(56) 신임 감독이 최근 수년간 하위권에서 허덕이던 롯데의 재건을 자신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9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에서 가진 취임 기자회견에서 롯데의 문제점과 올시즌 포부 등을 상세하게 밝혔다.
지난해 11월26일 롯데의 13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로이스터 감독은 일시 입국해 선수단과 상견례 후 미국으로 돌아가 롯데의 경기 장면이 담긴 DVD 3장을 통해 롯데 야구를 분석하고 진단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한 뒤 “지난해 성적 7등은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지난 몇 년 간 롯데의 성적이 나지 않은 것이 코칭스태프의 역량 부족은 아니다”며 일침을 가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올시즌 롯데 부활의 키로 마운드와 수비, 기본기 등 3가지를 꼽았다. 로이스터 감독은 “우리 팀의 장점은 투수력이다. 그러나 DVD를 본 결과 득점력을 높여야 할 것 같다. 또 수비가 견고해야 하고 기본기에 충실해야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감독으로 선임된 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지인들로부터 축하와 조언을 받았다는 로이스터 감독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감독 시절 ‘선수들의 감독’이라는 평을 들었다”며 선수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내 야구 스타일이 상대편 감독들이 볼 때 언짢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기기 위해서라면 번트 작전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해 한국식 ‘스몰볼’을 추구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인기 구단임에도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는 롯데의 현실도 직시했다. 그는 “지난 7년 간 롯데가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나를 데려 온 보람을 느끼게 하고 싶다. 성적은 물론이고 롯데가 나를 데려온 게 최고의 마케팅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난 1970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한 로이스터 감독은 73~88년까지 밀워키, 샌디에이고 등을 거치며 빅리그 16년 통산 타율 2할4푼9리에 40홈런을 기록했다. 이후 마이너리그 코치와 감독을 거친 뒤 2002년에는 밀워키의 감독을 역임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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