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출신 빅비 '약물' 발목 계약 난항… 포지션 변경 등 의사 타진 움직임
김동주(32)가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두산과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미룬 채 최근 일본에 입국한 김동주의 영입과 관련,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요코하마 구단 내부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3루수가 아닌 ‘1루수 김동주’로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한 것이다.
요코하마는 지난 7일 김동주의 에이전트인 더글라스 조와의 첫 협상 테이블에서 ‘만족할 만한 대우를 해주기 어렵다’는 일본식의 완곡한 태도를 보여 사실상 거부 의사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하루 만에 구단의 분위기가 바뀐 데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1루수 래리 빅비(전 볼티모어)의 영입이 난항에 부딪힌 것과 관계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 스포츠신문의 한 요코하마 담당 기자는 “불과 하루가 지났지만 ‘공기’가 달라졌다. 약물 복용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빅비의 일본 행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가 구단 안팎에서 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요코하마는 김동주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부터 3루수 기용은 아예 생각하지도 않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인 붙박이 3루수 무라타가 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코하마가 김동주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협상에 응한 것은 만일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만일의 사태란 빅비의 영입 불발을 의미하는 것이다.
요코하마는 빅비가 최근 금지약물 복용과 관련해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의 명단인 ‘미첼 보고서’에 이름이 오르자 구단의 이미지와 여론을 의식해 영입 작업의 전면 재검토에 나선 바 있다.
요코하마는 김동주가 일본에 체류하는 동안 에이전트인 더글라스 조와 한차례 더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이 자리에서 요코하마 측은 포지션 변경 등의 민감한 문제와 관련해 김동주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요코하마가 한국대표팀의 4번 타자인 김동주의 기량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빅비 대신 영입을 결정할 경우 계약 조건도 예상보다 좋을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도쿄=양정석 객원기자(일본야구전문) jsyang061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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