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인간이 하고, 용서는 신이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따져보면 인류가 ‘문화’라는 걸 만들어내고, 그걸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오늘날에 이르렀다.
돌이켜 보면 좋은 때도 있었고 나쁜 때도 있었다. 늘 전보다 더 잘하라고 가르치고 배우는데 왜 실수를 하고 때로는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오는 전쟁도 하는 걸까. 그리고서는 바로 잡는 건 신의 뜻으로 돌린다면 비겁한 소리다.
지구나 우주의 역사에 비추어보면 새해 첫날은 사실 반복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날이다. 새해라는 게 인간이 만들어 놓은 형식적 구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만들어 놓았을까? 인간의 신비이자 한계인 망각 때문이다. 굳은 맹세도, 주요했던 우선순위도 시간이 지나면 슬그머니 잊혀져 가고 때로는 재앙을 초래할 정도의 오류를 범하곤 한다.
그래서 구분을 지어 돌이켜 보게 하는 태양력이라는 시스템을 인류의 지혜가 만들었다. 과거와 비교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하는 지적창작물이자 소프트웨어인 것이다.
새로운 정부라는 것도 굳이 유구한 반만년 역사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벌써 네 번째 맞이하는 민주화 정부이니까 크게 새롭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아니 늘 새로운 정부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새롭게 기념하고 크게 축하하는 이유는 과거와 비교해서 잘한 것은 더욱 북돋우고 잘못한 것은 되풀이 되지 않도록 고치자는 것이다.
즉 새로운 정부는 민주화된 혹은, 성숙한 대한민국의 가장 큰 정치ㆍ사회ㆍ문화적 소프트웨어인 것이다.
그래서 대선주자들이 저마다 소프트웨어를 부르짖었다고 믿고 싶다. 그러니까 새 정부에서 소프트웨어는 잘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점점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구전으로, 종이로, 교육으로 전해오던 우리의 사회적 시스템을 보다 생산적으로 정착시켜 나가는 기본이 소프트웨어인 것을 온 세계가 깨달아가고 있는 걸 알았고, 그래서 우리도 서두르는 것이니까. 이제 ‘실수는 인간이 하고 용서는 소프트웨어가 하는 시대’가 오는 모양이다.
LG CNS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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