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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잊혀지지 않았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잊으려고 했지만 미련을 버릴 수가 없다.
떠나간 연인에 대한 연정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SK전에서 2차 연장 끝에 아쉽게 패한 인천 전자랜드 관계자들의 가슴 속에 맺힌 짙은 아쉬움이다.
2일 안양 KT&G전을 앞둔 전자랜드는 선수와 구단 직원 모두 SK전 얘기 뿐이었다. 카멜로 리의 4쿼터 종료 버저비터 3점슛으로 연장 돌입. 1차 연장 0.4초를 남기고 터진 정영삼의 동점 3점슛으로 또 다시 2차 연장. 프로농구사에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최고의 명승부를 펼쳤지만 2차 연장에서 허무하게 패했으니 미련을 버리지 못할 만도 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자꾸 심판 판정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뒷심이 부족했던 거죠”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꿈에서도 그날 경기가 나올 정도에요. 아무래도 오래 갈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 들어 예상을 뒤엎고 강팀을 잇달아 격파하고 화끈한 공격 농구를 선보이면서 ‘도깨비팀’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지난 세 시즌 동안 10-10-9위에 머물러 온 ‘만년 꼴찌’ 전자랜드. ‘도깨비팀’ 전자랜드가 승패를 떠나 또 어떤 볼거리를 제공할 지 기대된다.
인천=허재원 기자 hooah@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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