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세계경제가 위태로워 보이는 까닭은 가격불안(고유가)과 금융불안(서브프라임모기지부실)이 뒤엉켜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것도 살인적 고유가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고,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가 경기침체 압력을 부추기고 있는 탓이다.
글로벌스태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는 곳은 미국과 중국이다. 이와 관련, 미국의 유력 경제분석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는 올해 미국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중국의 버블이 붕괴될 가능성을 각각 30%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 미국
미국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확산에 따른 신용경색이 집값을 떨어뜨리고, 또 집값하락에 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미국의 주택가치는 최소 1조2,000억 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 올해 금리가 높아지는 미국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규모가 3,620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보다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인한 고통이 아직 정점에 다다르지 않았으며 2008년에 채무자와 채권자는 물론 월스트리트에 더 큰 고통을 안길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주택가격이 10% 하락할 가능성은 65%로 매우 높다. 이 경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1.9%, 세계경제 성장률은 3.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주택가격이 20% 하락(가능성 35%)한다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무려 0.4%까지 떨어지고, 세계경제도 2.6% 성장에 그치게 된다.
■ 중국
중국경제는 지금 폭발 직전이다. 지난해 4월까지 정부의 목표치인 3% 이내로 유지되던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이후 급증하기 시작해 11월에는 6.9%까지 치솟았다. 이에 중국정부는 긴축 정책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천명한 상태다.
중국의 긴축강화와 관련 일부 비관론자들은 성급하게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의 자산버블이 붕괴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미국 소비침체가 중국 수출 급감으로 이어지고, 중국정부의 고강도 긴축정책이 더해진다면 이미 약세로 접어든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자산버블 붕괴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 중국 자산버블 붕괴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문가는 소수다. 하지만 중국이 자산버블 붕괴를 피한다고 하더라도, 중국 고도성장으로 인한 전세계적인 석유ㆍ식량ㆍ원자재 가격 상승은 계속돼, 세계경제에 부담이 될 것은 분명하다.
■ 한국
유가급등, 선진국 경기 침체 등 중첩되는 악재에도 다행히 지난해 한국의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자금시장 경색이 장기화해 주택과 기업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고유가가 지속돼 물가안정마저 흔들리고 있어 올해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유가도 하반기 배럴 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며 “고금리와 고유가가 올해 한국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경제성장률이 4% 중반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보고서에서“조정금리부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금리 재조정이 올 상반기에 최고조에 달하면서 차입자들의 금리상환 부담이 가중됐다”며 “이에 따라 국내 부동산 관련 금융도 불안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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