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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파워/ (下) 세계 패권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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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파워/ (下) 세계 패권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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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8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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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 칼럼니스트 파예드 자카리야는 2007년 송년 칼럼을 통해 2008년을 중국이 세계 중심부로 한껏 다가서는 특별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나라가 된 중국이 세계 안보 지형에서 올해 영향력을 크게 넓힐 것이라고 보았다. 이란 핵, 수단 다르푸프 사태 등 국제 안보 문제에서 중국의 협조 없이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 2008년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뜻이다.

중국은 20세기말 유일 슈퍼파워로 군림해온 미국을 견제하는 데에만 더 이상 머물지 않는다. 스스로 슈퍼 파워로의 비상을 거침없이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신화통신은 ‘2008년 세계전망’에서 올해 세계 정세가 다원화(다극화)의 가속 페달을 밟아 유일 패권국 미국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화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미국의 퇴조로 국제관계의 민주화 및 경제발전 모델의 다양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국제 외교안보 지형에서 중국 공간의 확대 가능성을 확인하는,자신감 넘치는 결론이다.

중국은 자국과 러시아 브라질 등을 비롯한 세계 신흥경제 대국이 국제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는 상황에서 미국 헤게모니의 퇴조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중국이 달라이 라마를 접견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압박을 가하자 독일 내부에서 총리 비판론이 일었던 상황은 미국을 제외한 어떤 나라도 중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확인했다.

중국은 테러와의 전쟁 이후 곳곳에서 미국의 패권이 퇴조하는 상황을 결코 놓치지 않았다.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와 미국이 신경을 쓰지 못했던 아프리카에서는 올해에도 차이나 파워가 더욱 강해질 것이다.

저명한 국제정치학자 존 아에켄베리 프린스턴대 교수는 “미국이 마련한 국제 정세는 중국의 부흥을 위해 최적의 조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화로운 국제환경에서 자연스럽게 힘을 키운다는 중국이 화평굴기(和平掘起) 전략은 올해에도 유효할 것이다.

중국은 경제의 몸집을 더 키우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 아프리카, 남미에서의 자원 확보,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통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의 결속 강화 등 지역간 경제 협력에 매진하면서 미국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동유럽 미사일 방어망 배치로 인한 미ㆍ러 갈등을 틈타 러시아와의 관계를 확대하고 일본과의 신 밀월관계를 이용, 미일 동맹의 틈새를 엿볼 것이다. 친중파인 케빈 러드 호주 총리의 당선으로 미ㆍ일ㆍ호주ㆍ인도의 대 중국 봉쇄라인이 느슨해질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군사력 팽창은 점점 더 동아시아 지역을 긴장하게 할 것이다.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통해 최신예 수호이 전투기의 증강 배치가 예상된다. 건조중인 항공모함의 취역과 대양해군으로 도약하기 위한 해군력 증강도 불을 보듯 뻔하다. 2013년까지 전략폭격기 생산을 위한 대형 항공기 개발도 진행될 것이다.

지난해 다목적전투기 J-10 자체 개발을 시작으로 이어진 군사장비의 첨단화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다. 이로 인해 일본은 미 첨단 전투기 F-22기 도입과 자체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적극 나서고, 한국 대만 등도 군비증강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될 것 같다.

특히 지난해 중국이 자국의 낡은 통신위성을 미사일로 격추한 데서 보듯 미국의 미사일방어 등에 대비한 우주항공 분야의 군사력을 증강할 수 있어 미중간 긴장이 점쳐지고 있다. 신화통신이 지난 연말 기사에서 우주공간, 남극 등에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중화민족의 부흥을 지향하는 중국 민족주의 정서가 팽배해질 경우 중국 대외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칫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일본과의 영유군 분쟁이 심해질 수 있다.

칼럼니스트 자카리야는 “올해 미국은 중국의 부상에 대비한 장기적인 중국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도 결코 이 과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중국 최고의 전략가 정비젠(鄭必堅)은 화평굴기의 최대 걸림돌로 자원결핍, 환경악화, 중국 사회의 양극화 등을 꼽았다. 세계는 이제 중국이 내부 난제를 딛고 대외 팽창의 여력을 얼마나 축적할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대만해협이 '화약고

지난해 11월 하순 중국은 미 항모 키티호크의 홍콩 기항을 거부, 미국과 감정싸움을 해야 했다. 당시 중국은 미국이 9억 4,000만 달러에 달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대만에 판매하고, 미 의회가 달라이 라마에 메달을 수여하자 대미 불만을 추수감사절 휴가를 홍콩에서 보내고 싶어했던 키티호크 장병들에게 풀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사건 배후에 대만해협 안보라는 휘발성 강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시 중국 해ㆍ공군은 대만 동부, 필리핀 북부 일원에서 대대적인 군사 훈련을 하고 있었다.

대만 협공과 대만해협 봉쇄를 목적으로 한 훈련이었다. 훈련에는 광저우(廣州)ㆍ난징(南京)군구의 공군과 동해(東海)ㆍ남해(南海) 함대 가 참여했고 러시아제 킬로급 잠수함, 러시아제 최신예 전투기, 스텔스 미사일 등 중국이 보유한 첨단군사 장비가 총동원됐다.

대만해협을 겨냥해 군사훈련을 하던 중국 군부는 미 항모가 훈련지역 인근에 정박하도록 허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만 해협의 긴장 수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천수이볜(陳水扁) 민진당 정부가 1월 입법원 선거나 3월 22일 총통 선거와 때를 맞춰 유엔 가입 의사를 국민에게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경우 대만 해협의 군사적 긴장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총통 선거를 앞두고 천 총통이 대만 군을 동원, 모종의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만 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까지 얘기할 정도로 예민하다.

실제로 천 총통은 지난해 11월 "계엄령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미국도 대만 독립문제를 총통 선거 이슈로 키울수록 민진당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천 총통이 일정 정도 중국과 대결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중국은 대만에 평화공세를 펴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17차 공산당 대회를 통해 대만과 협화협정을 체결하자고 제의했다. 중국 전문가 윌리 람은 "11월 중국군의 대규모 군사훈련에서 보듯 중국은 대대적인 군사력의 투사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대만에 대한 강공책을 쓸 수 없다는 세계의 시선에 대해 중국은 "올림픽보다는 중국의 일부인 대만이 더욱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국제현안 해결 열쇠 내손에" 거침없는 개입 행보

올해 눈여겨 봐야 할 중국의 대외 행보 중 하나는 대외 간섭정책의 강화 여부이다.

지난해 이란 핵, 미얀마 사태, 수단 다르푸르 문제에서 중국은 예전과 다르게 적극적인 개입 정책을 폈다. 중국의 외교적 입지강화를 위해 상대국 내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는 주권존중 내정불간섭 원칙을 고수하지 않았다. 미얀마 민주화 시위 사태 때는 특사를 보내 미얀부 군정에 민주화 일정 제시 등을 강도 높게 압박했다.

이런 정책은 중국이 대외정책을 강경 기조로 바꾸었기 때문이기보다는 국제사회의 통합을 추구하려는 데에서 나온 측면이 강하다. 대량살상무기(WMD), 인권 문제에서 국제사회의 요구에 따라 해당국에 압력을 행사해왔기 때문이다. 이전 중국 외교 행태와 비교했을 때 분명히 다른 색깔이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올해 국제정치에서 중국 외교의 이런 측면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이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방식으로 북한 핵 6자 회담 방식을 선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관측통들은 올해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골몰하는 중국이 북한 문제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이전과는 다른 적극적인 정책을 펼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중국 외교 행태가 고착화할 경우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아시아 지역에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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