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만 생각하면 가슴 벅찬 감동이 밀려와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가다듬게 됩니다.”
2004 아테네올림픽 ‘깜짝스타’로 발돋움한 정지현(25·삼성생명)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순간의 감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람은 으레 기뻤던 순간을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지듯이 정지현에겐 아테네의 감동이 올림픽 2연패 도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정지현은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연습 때 아테네의 경기 장면을 생각한다. 그러면 당시 좋았던 감각이 살아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올림픽 2연패를 위한 선택
정지현은 2005년 그레코로만형 60kg급에서 66kg급으로 체급을 올리며 2체급 석권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정지현은 국내외 대회에서 잇따라 정상 도전에 실패하며 시련을 겪었다.
지난해 6월 정지현은 소속팀 안한봉 감독과 상의 끝에 60kg급으로 체급을 내렸다. 정지현은 “66kg급에서는 체력과 기술 모두 한계를 느꼈다. 하지만 60kg급은 66kg급보다 수월한 게 사실”이라며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정지현은 올림픽 2연패를 위해 비장의 기술 연마에 몰두하고 있다. 정지현의 주특기인 측면 들어올리기는 아테네의 영광을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기존의 측면 들어올리기에 비장의 무기인 가로들기 장착으로 공격패턴을 다양화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집중력과 근력을 키워라
레슬링은 아테네올림픽 때와 규정이 바뀌었다. 서서 1분 경기 후 양 선수는 각 30초간 빳데루 자세에서 공격권을 가진다. 이로 인해 지구력보다 순간적인 근력이 중요해졌다.
그래서 철저히 근 파워를 기르는 데 훈련 프로그램이 맞춰졌다. 유영태 레슬링대표팀 총감독은 “400m 단거리와 산악 러닝을 빠르게 뛰는 등 웨이트트레이닝 시간도 늘렸다. 정지현의 경우 상체는 바벨 100kg, 하체는 200kg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2연패를 위해서 정지현은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도 극복해야 한다. 정지현은 “경기 중 상대 선수의 옷이 찢어지는 등 사소한 것에 종종 집중력이 흐트려진다”며 “심리전문가 등에게 조언을 구해서 이런 점을 보완해 나가겠다”며 의욕을 다졌다.
심권호의 아성에 도전
올림픽 2연패 도전 첫 관문은 1월말로 잡혀있는 1차 선발전이다.
한국은 60kg급 올림픽 쿼터를 딴 상태라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선수가 베이징으로 향한다.
정지현은 “겨우내 훈련으로 체력이 많이 올라왔다”며 “국내에도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방심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정지현은 자신의 최대장점을 체력과 패기로 꼽았다. 정지현은 자타가 공인하는 ‘체력짱’으로 통한다.
하지만 운도 무시 못할 요인이다. 빳데루 공격권은 동전을 토스해 선공을 결정한다.
빳데루 공격에서 둘 다 점수를 얻지 못할 경우 먼저 공격한 이에게 어드밴티지가 주어지기 때문에 선공을 하는 게 유리하다.
정지현은 “아테네올림픽 때의 행운이 베이징올림픽까지 이어지리라 믿고 싶다”며 미소를 보였다.
정지현은 레슬링에서 유일하게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심권호(대한주택공사 코치)와 자주 비교되곤 한다.
지금은 올림픽 2연패를 먼저 이룬 심권호의 아성에 정지현이 도전하는 양상이지만 정지현의 목표는 그 이상이다.
정지현은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하고 있다. 올림픽 2연패를 이룬다면 3연패의 꿈도 한 발짝 다가올 것”이라며 의욕을 다졌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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