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3년 사이에 펀드는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여전히 유행을 쫓아가는 투자문화는 남아있다.
2006년 말에는 일본펀드가 인기를 모으더니 해외리츠재간접펀드와 베트남펀드가 바통을 이어 받았고, 최근에는 중국펀드가 총아로 떠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 펀드 열풍이 남미와 동유럽 펀드로 옮겨가는 조짐이 보인다. 수익률이 좋을 것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 부화뇌동하는 행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펀드투자는 유행이 아닌 계획을 따라야 한다.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공사를 위한 청사진을 그려야 하고, 기초공사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펀드투자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계획을 꼼꼼히 세워 투자를 시작하고, 정기적으로 자신의 투자상황을 점검해 자산을 재분배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에서 이미 투자수익의 90% 이상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자의 목적과 투자기간, 투자금액, 위험성향등을 고려해 투자계획을 세우고, 이에 맞는 펀드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펀드 투자자는 운동선수와 비교하면 42.195㎞를 뛰기 위해 구간별로 전략을 세워두고 완주해 나가는 ‘마라톤 선수’다. 자신의 체력에 맞지 않는 계획을 세워두었다가는 좋은 성적은커녕 완주도 하지 못한 채 중도 하차하게 된다. 항상 단기적인 요인 보다는 큰 그림을 그려가면서 투자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투자계획 수립 단계가 90%라면 나머지는 투자관리다. 모니터링과 리밸런싱(자산재분배)이 중요하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에는 구성종목 가운데 몇 개 종목은 수익률이 부진하기 마련이다.
모두 비슷하게 성과가 좋다고 한다면 위험분산을 제대로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수익률은 투자대상 전체에서 발생하는 총투자수익률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수익률이 좋아질 여지가 없다고 판단되면 환매하고 시장전망에 따라 새로운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2008년 새해가 시작됐다. 시장을 예측하려는 노력보다는 연초부터 자신의 투자목적과 투자계획을 꼼꼼히 세워 투자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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