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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처 끝까지 '자화자찬'… 폐지는 '자업자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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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처 끝까지 '자화자찬'… 폐지는 '자업자득'

입력
2008.01.0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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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실 폐쇄를 밀어붙여 차기정부에서 해체될 부처 1순위로 꼽혀온 국정홍보처의 3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는 외견상 차분하고 예의를 갖춘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이는 ‘인수위가 점령군처럼 행세하지 말라’는 이명박 당선인의 요청에 따른 겉모습일 뿐이었다. 홍보처가 자기반성은 없고 자화자찬만 늘어놓자 물밑에선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이런 식이라면 가만 놔둘 수 없다’는 불만이 임계점까지 도달했다.

홍보처에 대한 인수위의 차가운 시각은 업무보고 시작부터 고스란히 배어났다.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국정홍보처는 보고가 필요 없을 정도로 언론과 국민들에게 활동사항이 많이 알려져 있다”고 꼬집은 뒤 “그러나 (인수위의 역할상) 업무 보고는 반드시 받아야 하기 때문에 받는다”고 홍보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내비쳤다.

이날 업무보고는 지난 5년간 주요정책 평가와 당선인 공약과 관련한 실천계획 등 두 가지였으나 인수위는 이들 모두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홍보처 담당자들은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국정홍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영혼이 없는 공무원들” “공화국은 바뀌어도 관료는 영원하다” 등 부처 존속에 대한 방어논리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홍보처측은 “국정홍보시스템은 성공적으로 구축되었으나 언론과의 적대적 관계 형성으로 체감적 홍보성과가 미흡했다”고 책임을 언론에 돌리기도 했다.

인수위 관계자들은 당선인이 기자실 원상복귀를 공약으로 내놓았는데도 홍보처가 기자실 폐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시대적 요청”이라며 끝까지 정당성을 부여하자 기가 막힌 모습이었다.

홍보처의 무성의한 태도에 대한 인수위의 불만은 업무보고 후 브리핑에서도 묻어났다. 이동관 대변인은 홍보처 폐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폐지 결론은 정부부처 개편이란 종합적 틀 속에서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홍보처 폐지는 당선자의 공약이었다”는 뼈 있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인수위의 불편한 기색은 전날부터 감지됐다. 인수위 관계자들은 2일 홍보처가 취재선진화방안 등을 홍보시스템 개선 성과로 분석하는 자화자찬식 업무평가 보고서를 제출한 데 대해 격분했다.

‘백기투항’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홍보처가 새 정부의 정책방향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으로 나타나자 인수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 ‘배째라’로 나오는 거냐”며 분노에 가까운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이달곤 인수위원은 “기존 정책에 대한 개선안도 없고 당선자 공약에 대한 이행방안도 없는 등 부실하기 짝이 없는 보고서였다”면서 “특유의 공무원식 보고서처럼 자기 부처 홍보나 하는 그런 수준이었다”고 비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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