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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 베이징 올림픽 고문직 발빼… 중국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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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 베이징 올림픽 고문직 발빼… 중국 발동동

입력
2008.01.08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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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스티븐 스필버그(61) 감독이 중국 정부의 수단 다르푸르 사태에 대한 대응에 불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개ㆍ폐회식 문화예술 고문 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 인터넷판은 6일 베이징 특파원발로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 고위 관계자가 “스필버그 감독이 올림픽 개ㆍ폐회식 연출의 지적재산권 문제를 놓고 아직 동의를 하지 않고 있으며 요즘 들어선 연락조차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스필버그 감독이 맡은 문화예술 고문은 올림픽 개ㆍ폐회식의 총감독인 중국의 대표적 영화감독 장이머우(張芸謀)에 연출 자문을 해주는 역할로 2006년 4월 위촉됐다. 중국은 스필버그 감독의 지명도를 활용해 개ㆍ폐회식을 중국 문화를 전세계에 널리 알리는 무대로 삼을 방침이었다.

그러나 20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다르푸르 사태와 관련해 중국이 학살을 자행해온 수단군에 무기를 공급하는 등 문제를 악화시키는 데 반발하는 국제 인권단체와 인권활동에 활발히 참여하는 유명 영화계 인사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스필버그 감독은 곤혹스러워졌다. 중국은 수단의 유전개발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 거액의 군사원조도 계속해와 다르푸르 사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스필버그의 고민은 여배우 미아 패로가 지난 해 3월 언론에 기고를 하면서 극에 달했다. 패로는 스필버그 감독이 베이징 올림픽 예술 고문을 맡은 것은 여류 감독 레니 리펜슈탈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 홍보영화를 찍어 사실상 아돌프 히틀러의 홀로코스트를 도운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스필버그 감독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15차례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 공개서한을 보내 수단 사태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 줄 것을 촉구했다. 7월에는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의 수단 정책이 변경되지 않을 경우 예술고문 자리에서 물러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압박도 했다.

이런 이유로 결국 스필버그와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 간의 위촉 협상은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다. 조직위 간부도 “이미 스필버그 감독의 예술고문 취임 무산을 공표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며 “개막식 식전 식후 행사 대부분을 중국인 자력으로 할 수 있다”고 밝혀 그의 사퇴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다만 중국 당국은 스필버그 감독이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권문제인 다르푸르 사태를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에서 발을 뺄 경우 자국의 인권상황이 재차 부각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측은 스필버그 감독의 문화예술 고문 사퇴 파문이 되도록이면 조용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물밑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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