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인은 4일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등 폴 울포위츠 국무부 비확산대책위원장 등 미국 유력인사들과 만났다. 이 당선인으로선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영향력을 미치는 유력인사들에게 자신을 세일즈하며 한미관계 복원을 위한 행보에 시동을 건 것.
이 자리에는 페리 전 장관을 비롯, 폴 울포위츠 국무부 비확산대책위원장, 로버트 스칼라피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 스티븐 솔라즈 전 하원 아태소위원장, 로버크 갈루치 전 북핵대사, 케네스 아델만 전 유엔주재 대사, 피터 갈브레이스 전 주크로아티아 대사,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대사가 참석했다.
오전 9시부터 1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된 면담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당선자는 한미동맹의 강화와 북핵문제 해결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당선인은 미국학계의 대표적인 한국 연구가로 89세의 고령인 스칼라피노 교수에게 “교수님은 전에 뵐 때보다 더 젊어 지신 것 같다”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또 솔라즈 전 의원에게는 “(미 하원의) 아태위원장을 하셔서 한국 사람들 중에 모르는 이가 없을 것 같다”, 버시바우 대사에게는 “(한국 사람에게) 부인이 더 인기가 좋다고 하더라”라며 덕담을 건넸다. 이 당선인은 배석한 통역자가 통역을 하려고 하자 때때로 손을 들어 제지한 뒤 직접 대화를 하고, 참석자들과 농담을 주고 받기도 했다.
북핵문제에 대해선 오랜시간 진지한 대화가 이어졌다. 이 당선인은 페리 전 장관과 갈루치 전 북핵대사에게 “북한이 불성실한 신고를 하는 것보다는 조금 늦어지더라도 성실한 신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진정한 (핵)폐기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미국측 참석자는 “이 당선인이 당선됨으로써 한미관계가 한층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