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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나흘새 80㎝… 전국서 가장 눈 많이 온 정읍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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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나흘새 80㎝… 전국서 가장 눈 많이 온 정읍 가보니

입력
2008.01.0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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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 축대 미리 교체… '눈 폭탄' 에도 악몽은 없었다

“눈이 쏟아질 때는 2005년 12월 악몽이 떠올랐는데 미리 대비해둔 덕에 피해가 적었습니다.”

2일 전북 정읍시 덕천면 우덕리 들판. 나흘동안 눈폭탄을 맞은 이 마을 주민들과 면사무소 직원들이 도로의 잔설과 비닐하우스에 쌓인 눈을 제거 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곳 저곳에는 이들이 치운 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우덕리 내정마을 앞 6,000㎡ 시설하우스에서 오이와 토마토 농사를 짓는 송철진(63)씨는 “계속 눈이 내렸으면 예전처럼 피해가 날 수도 있었는데 다행”이라면서 “2005년 폭설 때 파손된 비닐하우스의 지지대를 튼튼한 것으로 교체하고 수시로 비닐하우스 위를 쓸어내 피해를 막았다”고 말했다.

덕천면은 정읍지역 평균 51㎝보다 훨씬 많은 80㎝의 적설량을 기록했으며 2005년 당시에도 2m의 눈이 내려 엄청난 피해를 당했던 지역이다. 하지만 이번 폭설에는 비닐하우스 1동과 축사 2동만 피해 신고가 접수 되었다. 이는 ‘눈과의 전쟁’의 학습효과와 눈이 4일간 분산되어 내렸기 때문이다.

덕천면사무소 직원은 “3년 전 폭설 때 붕괴된 비닐하우스와 축사를 새로 지으면서 버팀목을 굵은 철근으로 강화하고 농민들이 밤을 새워가며 눈을 치워 시설물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2005년 폭설 당시 시설물 기둥과 가로대의 철근지름이 각각 32㎜와 25㎜이하였다. 하지만 이후 기둥과 가로대를 대부분 33㎜와 45㎜ 이상으로 바꾸었다.

2005년 12월 당시 정읍지역에는 20일 동안 무려 평균 170㎝가 쏟아져 주민들이 고립되고 건물과 축사 및 비닐하우스 등 2,000여채나 붕괴됐다. 이에 따라 916억원이 투입됐으며 축사와 비닐하우스가 보수ㆍ신축되고 시설도 현대화했다.

전북도는 구랍 29일부터 1일까지 나흘간 내린 눈으로 비닐하우스 129개동과 축사 12개 동 등이 파손돼 8억원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되었다고 밝혔다.

또 내장산과 덕유산, 지리산 등 주요 국립공원에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 있어 입산이 부분 통제되고 있다. 정상 부근에 성인 남성의 허리 높이까지 눈이 쌓여 있는 덕유산은 백련사~향적봉 구간만 개방했으며 안전 점검 후 나머지 구간의 개방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지리산 주변인 60번 국도 남원 주천~고기 구간과 737번 지방도 남원 덕동~고기 구간은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

한편 광주와 전남지역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컸다.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이번 폭설로 이날 현재 인삼재배 시설 24ha와 비닐하우스 95개동이 무너져 피해금액이 15억여원으로 추산된다. 아직 피해 접수가 이뤄지지 않은 시설물이 많고 비닐하우스 붕괴가 늘어나 피해액은 증가할 전망이다.

광주의 최심 적설량(하루 중 눈이 가장 많이 쌓였을 때 적설량)이 41.9㎝로 광주기상청이 1938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

정읍=최수학 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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