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가 예전의 컴퓨터(PC) 명가로 다시 우뚝 서겠습니다."
김영민(40) 삼보컴퓨터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올해는 의미가 깊다. 2005년부터 시작된 법정관리를 2일 졸업했기 때문. 과거 국내 컴퓨터산업의 자존심이었던 삼보컴퓨터는 PC 부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컴퓨터 업계가 중ㆍ저가 제품 위주로 가격 경쟁을 시작하자 위기를 겪었다.
결국 자금난에 봉착하며 법정관리 상태로 내몰렸지만 셋톱박스 업체인 셀론에 지난해 10월에 인수되며 기사회생하게 됐다.
김 대표가 삼보컴퓨터를 인수한 이유는 세계 정보기술(IT) 환경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그는 "세계는 지금 디지털융합이 진행되고 있다"며 "셋톱박스와 PC가 5년 안에 합쳐져 함께 사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사전 준비차원에서 삼보컴퓨터 인수에 나섰다.
삼보를 위기로 몰아넣은 PC 시장은 김 대표에게 '레드 오션'이기보다는 '기회의 땅'이다. 그는 "PC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것은 시장이 넓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은 평균 3년 주기로 PC를 교체하고 노트북을 추가로 구입하는 등 1인 1PC로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PC의 기능 혁신으로 삼보컴퓨터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가격 경쟁보다 기존 PC와 차별화한 기능을 갖춘 제품 개발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그는 기존 PC 기능을 갖추면서 인터넷 등 이용자들에게 필요한 기능을 한 번에 편리하게 제공하는 PC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는 독자적인 PC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기존 인텔, 엔비디아 등 PC용 부품업체에서 이미 만들어놓은 부품들을 가져다 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기획하고 여기 맞는 부품을 주문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올해 하반기쯤 삼보컴퓨터만의 독자적인 PC를 내놓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 등 새로운 분야의 IT기기를 내놓아 신시장 개척에도 노력할 방침이다. 또 루온크리스탈 등 프리미엄PC 제품군을 꾸준히 개발해 삼보컴퓨터를 수출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새해 전략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